금융시장 안정과 경기회복 기대감을 반영해 지난 3월 초 이후 탄력적인 상승세를 보였던 뉴욕시장이 조정을 받을 수도 있다는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

바닥을 친 경기가 본격적인 회복 국면에 들어설지 여부가 불투명한 가운데 주요국 정부의 경기부양책이 축소될 수 있다는 우려가 투자심리에 악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제이슨 토드 모건스탠리 투자전략가는 16일 보고서를 통해 "뉴욕 증시가 추가로 상승하기 위해선 'V자'형 경기회복이 필요한데 최근 발표된 경제지표에 비춰볼 때 탄력적인 경기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지난주 S&P500 지수가 950선을 넘어선 것으로 최근 랠리는 끝난 것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토드 전략가는 △국채 수익률과 국제유가 급등 △달러가치 급락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유동성 지원 축소 가능성 등의 요인으로 인해 뉴욕 증시의 조정 압력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경제지표가 급격하게 악화되지 않는 한 지난 3월 기록한 저점은 지켜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모건스탠리는 추가 상승에 대한 이 같은 부정적인 견해를 반영,S&P지수 전망치로 900을 제시했다. 이는 기존 전망치 825보다는 높은 것이다.

골드만삭스의 짐 오닐 수석 이코노미스트도 금융시장이 주요국 정부의 경기부양책 축소 가능성에 대한 우려로 수주일 동안 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블룸버그통신과 가진 인터뷰에서 "그동안 경기부양책에 대한 기대로 주가가 상승한 만큼 이를 거둬들일 수 있다는 전망은 투자심리에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지난 주말 주요 8개국(G8) 재무장관 회담에서 대규모 재정정책을 축소하는 '출구 전략(exit strategy)'이 논의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전날 글로벌 증시는 도미노 급락세를 보였다.

콜로라도 캐피털 뱅크의 데이비드 트위벨 대표는 "본격적인 강세장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조정을 견뎌내는 과정이 필요하다"며 "아직 3월 저점 이후 주가 상승과정에서 뚜렷한 조정을 경험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오닐 이코노미스트는 주요국 정부가 경기부양책을 거둬들인다면 통화 및 재정정책 역할이 상대적으로 작았던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등 이른바 브릭스 국가에 대한 투자가 유망할 것으로 전망했다.

뉴욕=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