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포털 다음과 케이블 방송기업 온미디어가 피인수설에 휩싸이며 급등했다. 두 회사 모두 매각설을 부인했지만 이들을 포함한 콘텐츠 기업에 대한 인수 · 합병(M&A)설은 끊임없이 흘러나올 것으로 보인다. 서비스 융 · 복합화가 빠른 속도로 진행되며 콘텐츠를 가진 인터넷미디어 분야 기업들에 대한 관심이 커질 것이란 관측이다.

11일 코스닥시장의 다음은 엔씨소프트로 인수된다는 소식이 시장에 퍼지며 10%에 육박하는 급등세를 보이다 3.49% 오른 3만85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전날 4.64% 오른 데 이어 이틀째 강세다. 이날 엔씨소프트 측이 인수를 검토하지 않았다고 공시하고 다음도 매각 의사가 없다고 밝혔지만 인터파크 등 인수후보 기업이 많이 남아 있어 매각설은 쉽게 수그러들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유가증권시장의 온미디어도 CJ그룹으로의 매각설이 나돌며 7.32% 오른 3370원으로 마감,닷새째 상승세를 이어갔다. 온미디어는 지난 4월 말 조회공시 답변을 통해 최대주주인 오리온이 지분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었다.

오리온은 특수관계인을 포함해 온미디어의 지분 40.2%가량을 보유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선 CJ그룹이 추진하는 게임업체 CJ인터넷의 매각과 맞물려 돌아갈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처럼 콘텐츠기업들의 M&A설이 이어지는 것은 예정된 수순이라는 설명이다. 양종인 한국투자증권 부장은 "통신기업들의 합병에 이어 네트워크와 콘텐츠의 결합이 본격적으로 나타날 수밖에 없다"며 "서비스 융합에 대한 필요가 늘어나면서 인터넷 미디어 게임 등 관련 업체에 대한 인수가 관심을 끌 것"이라고 진단했다.

콘텐츠 관련 시장이 과점화되며 새로운 기업들이 진입하기 어려운 시장이 된 탓에 기존 기업에 대한 인수가 눈길을 끌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음이 NHN과의 격차가 점점 벌어지는 등 불경기에 후발업체들의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는 점도 피인수설을 부채질한다는 설명이다. 다음은 이미 3년여 전부터 KT 등 통신기업을 비롯해 MS 구글 등 해외 포털업체로의 피인수설이 크게 퍼졌다. 온미디어도 부진한 실적 탓에 모기업인 오리온의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매각이 필요하다는 진단이 연이어 나오고 있다.

M&A 기대감에 따른 지분 가치를 제외하면 주가를 끌어올릴 요인도 사라진 상태라는 설명이다. 최찬석 KTB투자증권 연구위원은 "M&A설이 나오는 기업들은 주가 상승 여력이 소진된 기업이 대부분"이라며 "회사의 실적 등으로는 주가 상승을 기대하기 힘들자 매각 이슈에 기대는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최 연구위원은 "전날 한글과컴퓨터의 매각이 이뤄지면서 시장에서 M&A설이 돌던 기업들에 대한 관심이 일시적으로 커진 것으로 보인다"며 "동종업계 대장주와 격차가 벌어지면서 영업이 악화되고 있는 기업들이 피인수설의 중심에 설 것"이라고 예상했다.

조재희 기자 joyj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