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금융위기 속에 미국에서 최고의 직장으로 꼽혀온 월스트리트가 빛을 잃으면서 우수한 대학 졸업생들이 공직을 택해 워싱턴으로 몰려들고 있다.

뉴욕 월스트리트는 호황기에 세계 금융의 중심지로 높은 연봉과 보너스를 노린 똑똑한 대학 졸업생으로 넘쳤으나 금융위기로 대형은행의 명성이 떨어지고 일자리도 줄어들면서 정부가 그 자리를 대신하는 것이다.

수십년래 최악의 경기침체 속에 졸업하는 이들에게 정부는 더욱 매력적인 직장으로 보일 수 있다.

미국의 실업률은 지난달 9.4%로 높아져 졸업생들은 제한된 일자리를 놓고 나이 많은 실업자들과 경쟁해야 한다.

미국 직업진로정보서비스 기관인 대학ㆍ고용주협회(NACE)는 올해 대학 졸업생 신규 고용이 21.6%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거의 모든 분야의 신규 고용이 감소하고 특히 은행은 70.9%나 줄 것으로 전망됐으며 최근 대학을 졸업한 160만명 가운데 5월 중 취업자는 19.7%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노동부 통계에 따르면 이런 상황에서도 워싱턴 지역의 고용은 2008년 초 이후 꾸준히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디스 이코노미닷컴의 수석 경제학자 마리사 디 나탈레는 "워싱턴은 지금 일자리가 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는 유일한 곳"이라며 "정부가 경제활성화 정책 및 관련 프로젝트를 감독하기 위해 수천명을 채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취업알선업체 챌린저, 그레이 & 크리스마스의 존 챌린저 최고경영자는 대학에서 지지율이 높았던 버락 오바마의 대통령 당선도 정부와 관련 분야에 대학 졸업생들이 몰리는 한 요인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여름방학에 두번이나 메릴린치에서 인턴 근무를 한 애틀랜타 스펠먼대학의 브리트니 윌처는 워싱턴의 정부건설팅 업체에 취직한 뒤 우리 사회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일을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워싱턴 로이터=연합뉴스) scitec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