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러스증권 "미국 소비 기대 너무 앞서가"

'전 세계가 주목하는 미국 소비자의 지갑은 열릴 것인가'
글로벌 경기가 회복 신호를 보이면서 미국 소비에 대한 기대는 한층 높아졌지만, 토러스투자증권은 10일 미국 소비자들이 처한 상황을 가상 인물 미스터 스미스(Mr. Smith)를 통해 짚어볼 때 현실은 녹록지 않다고 지적했다.

미스터 스미스는 40대 남성으로 미국에 거주한다.

자동차 딜러로 일하고, 부인과 자녀 둘을 둔 가장이다.

작년 1월 3천달러를 받던 그의 월급은 현재 1천800달러까지 줄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최근 3개월 동안 월급이 더이상 줄지 않는다는 점이다.

소비를 늘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지만, 그가 생각하는 소비는 가족과 외식을 하거나 필요한 옷을 구입하는 등 대부분 필수 소비와 관련된 품목으로 소박할 뿐이다.

자동차를 바꾸고 싶지만 지갑을 활짝 열기는 불안하다.

모기지 금리가 오름세를 보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해고 공포도 여전하다.

그래서 저축에 대한 의지는 어느 때보다 강하다.

펀드도 여차하면 다시 환매할 생각이다.

오태동 투자전략팀장은 "미스터 스미스가 처한, 즉 미국 소비자가 처한 환경을 되짚어 보면 기대가 현실을 앞서고 있음을 알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일시적인 경기 둔화기와 달리 경기 침체기를 겪은 이후에는 미스터 스미스처럼 소비 여력이 이전 수준을 회복하는데 많은 시간이 걸리고, 소비심리 역시 패닉이 해소되는 과정에서 지표는 빠르게 상승할 수 있지만 이것이 실제 소비로 연결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또 경기 침체기 경기동행지표는 선행지표보다는 실업률과 같은 후행지표와 가깝게 움직이는데, 실업률의 하락 반전이 임박하지 않은 지금은 미국 실물경기의 회복을 기대하기는 아직 이르다는 설명이다.

오 팀장은 "최근 증시에 유입되는 외국인 자금은 글로벌 금융시장 안정과 경기 회복 기대에 따라 한국에도 분산투자된 것"이라며 "외국인 매수가 계속되기 위해서는 경기 회복과 미국 증시의 상승이 필요한데, 기대가 약해지거나 증시가 다시 하락 반전하면 외국인 역시 재차 매도로 전환할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결국 앞서가는 기대와 별로 달라진 게 없는 현실의 괴리가 좁혀지는 과정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열심히 일한 우리들에게 달콤한 주말이 있듯, 주식시장은 쉬어야 할 타이밍"이라고 주장했다.

(서울연합뉴스) 곽세연 기자 ksye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