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의 `-1% 성장' 예상..1-4월比 3.7%p↑

올 하반기의 소매시장 경기가 상반기보다 나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대한상공회의소는 학계 및 업계 전문가 200명을 대상으로 최근 조사한 결과 올 하반기의 국내 소매시장 성장률은 -1%로, 지난 1-4월(-4.7%)보다 3.7%포인트 상승할 것으로 전망됐다고 8일 밝혔다.

상의는 "최근 곳곳에서 경기 회복 기미가 나타나면서 소비심리가 개선되고 있다"면서 "그러나 본격적인 회복세를 타기까지는 좀 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소비 전망이 개선된 이유로 전문가들의 68.4%는 '소비심리 회복'을 꼽았고, 그다음으로 '금융시장 안정'(19.1%), '환율안정'(14.5%), '정부 경기부양 정책'(11.8%) 순으로 많은 답변이 나왔다.

올 하반기에 소비 회복의 주요 걸림돌로는 '고용불안'(36.2%), '물가상승'(29.6%), '가계부채 증가'(16.4%) 등이 꼽혔다.

업태별로 보면 인터넷쇼핑몰(5.3%), 편의점(5.1%), 백화점(1.8%)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더 성장할 것으로 조사됐으나, 대형마트(-0.1%), 슈퍼마켓(-0.3%), 홈쇼핑(-0.5%), 재래시장(-5.9%)은 작년과 비슷하거나 마이너스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가장 높은 성장전망을 보인 인터넷쇼핑몰에 대해 전문가들은 '인터넷을 통한 가격비교 구매 증가'(74.4%), '소비편의성 추구'(69.2%), '오프라인 업체의 온라인 사업 확대'(55.1%)가 성장을 견인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실제로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들은 매장 판매와 자체 인터넷 판매뿐 아니라 최근에는 옥션, G마켓 등으로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이에 비해 TV홈쇼핑은 '인터넷 쇼핑몰로의 고객이탈'(48.8%), '케이블 TV 증가율 정체'(41.9%), 'IPTV에 따른 시청률 저하'(28.9%) 등으로 올 하반기 성장이 주춤할 것으로 예상됐다.

편의점은 '기존 소매점포의 편의점 전환'(52.1%), '신규출점 및 창업 증가'(45.8%) 등으로 불황 속에서도 성장여력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를 반영해 패밀리마트, GS25 등 편의점 상위 5개사의 올해 1년간 계획된 매장 증가분(2천620개)은 지난해보다 17%나 많을 것으로 전망됐다.

백화점은 '기존 우수고객들의 매출 유지'(63.1%), '명품과 화장품의 매출 증가'(54.4%)에 힘입어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는 반면 대형마트는 '소량구매 증가'(30.7%)와 '신규 출점 둔화'(19.8%)로 성장이 정체될 것으로 분석됐다.

전문가들은 올 하반기의 소비시장 10대 키워드로 `실속형 소비'(84.9%), `소량구매'(33.6%), `친환경'(28.9%), '소비양극화'(27.6%), '웰빙'(27.0%), '초저가마케팅'(25.7%), '편의성'(16.4%), '가족주의'(9.9%), '상품안전'(6.6%), '브랜드'(5.1%)를 선정했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하반기에도 합리적, 계획적 소비가 지속될 것"이라며 "소매기업들은 생산성을 높이고 저가격 유통구조를 구축해 가격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서울연합뉴스) 권혁창 기자 fait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