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요금 규제와 원 · 달러 환율 상승에 따른 미수금 확대 등으로 그동안 수익성 악화에 시달렸던 한국가스공사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4일 지식경제부가 원가보다 낮은 전기 · 가스요금을 원가와 연동해 적정 수준으로 인상하겠다고 발표한 데다 유가 등 국제 에너지가격이 상승하면서 '해외자원개발주'로서의 가치가 재부각되는 분위기다.

무엇보다 가스공사 판매 비중의 58%가량을 차지하는 도시가스의 요금 인상방침이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해 초부터 LNG도입가격(원가)이 올랐는데도 불구하고 도시가스 요금을 충분히 인상하지 못해 가스공사의 미수금은 5조원(지난 4월말 기준)대까지 급증,현금흐름 악화와 부채비율 상승이 주가에도 걸림돌로 작용했었다. 정부의 새로운 요금정책 발표 직후인 지난 5일 가스공사 주가는 7.10%나 급등하며 4만9800원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이창목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원 · 달러 환율의 안정적인 하락으로 미수금이 자동 회수되는 단계인데다 가스요금 인상폭은 5% 내외로만 가정해도 하반기에는 미수금 2500억원이 추가로 감소되는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연구원은 "여기에 토지에 대한 자산재평가까지 실시하기로 해 최소 4300억원 이상의 재평가차익이 발생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가스공사의 부채비율은 433%에서 393%로 낮아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정부가 이르면 내년부터 발전용 가스도입 및 판매를 민간에도 허용하겠다고 나선 데 따른 부정적인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란 의견이다. 국제 가스시장이 여전히 공급자 우위인데다 이미 2015년까지 가스공사와 발전회사 간 계약이 체결돼 있어 잉여물량이 별로 남아 있지 않기 때문이다. 그만큼 민간업자들의 사업 참여 매력이 크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국내 대표 자원개발 공기업으로서의 매력도 재평가되고 있다. 미국의 뉴욕상업거래소(NYSE)에선 7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지난해 11월 이후 강세를 이어가 최근 배럴당 70달러에 바짝 다가서는 등 에너지 자원에 대한 관심이 다시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주익찬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가스 도매부분 2조7000억원과 별도로 액화플랜트를 포함한 E&P(자원개발)부문의 사업가치가 1조8000억원에 달한다"며 "기존 광구들에 대한 탐사가 진행되는 것 이외에 신규 자원개발사업에 추가로 나설 경우 자원 가치는 더 증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올해 한국전력의 LNG 발전량 감소로 인해 한국가스의 판매량도 줄면서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다소 줄어든 619억원 수준에 머물 것"이라면서도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2.7%에서 올해 3.7%, 2010년에는 4%로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진투자증권과 우리투자증권은 목표주가를 각각 5만8000원과 6만5000원으로 제시하고 있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