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런 그린스펀 전 미국 연방준비위원회(FRB) 의장이 미국 정부와 의회가 추진 중인 FRB의 금융감독 권한 강화에 대해 회의적인 견해를 나타냈다.

4일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그린스펀 전 의장은 이날 워싱턴 DC의 미국기업연구원(AEI)에서 가진 강연회에서 미국 정부와 의회가 최근 금융 규제 개혁의 중점 실행 방안으로 추진을 검토중인 금융기관에 대한 '연쇄파탄 위험 감시체제(Systemic risk regulator)'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내비쳤다.

그린스펀은 이날 "다음 금융위기가 언제 일어날지를 판단하는 일을 정부 당국에만 맡겨서는 안된다"며 "위기 발생시기를 예측할 수 있다는 생각은 아무런 근거가 없다"고 지적했다.이어 "지금껏 그래왔듯 앞으로도 다음 번 금융위기가 언제 닥칠 지 예측하려는 시도는 대부분 실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관련,미국정부와 의회는 현재 금융기관의 위험신호가 감지될 경우 은행, 보험 등 업종 별로 나뉘어진 미국 내 금융감독과 규제체제 권한을 FRB로 일원화 시키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한편 그린스펀은 이날 "독성자산이 없는 새로운 은행을 설립하고 투자를 이끌어내 경기를 부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왜 새 은행을 만들려는 움직임이 없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며 "금리차(스프레드)가 커지고 있는 지금 독성자산이 없는 새 은행은 상당한 수익성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새 은행에 대규모의 투자를 이끌어낸다면 이는 경기침체 회복을 크게 도울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경닷컴 이진석 기자 gen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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