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회복 기대에 미.유럽증시 급등
원자재값 뜀박질..유가 4개월새 2배


미국 최대 자동차회사 제너럴모터스(GM)가 1일 파산보호를 신청했지만 미국과 유럽 증시가 급등하는 등 금융시장에는 훈풍이 불었다.

GM의 파산보호 신청으로 불확실성이 제거된데다 경제지표들도 미국 경제의 회복을 기대하게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중국 경제가 견고한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는 세계 경제의 빠른 회복에 대한 희망을 부풀렸다.

이 영향으로 국제유가가 배럴당 70달러선에 근접하는 등 원자재값도 상승 행진을 하고 있다.

◇ 美 경제 회복 기대..미.유럽 증시 급등 = GM의 파산보호 신청에도 불구하고 이날 미국과 유럽 증시는 급등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지난 주말 2.60% 급등한 8,721.44로 마감, 8,700선을 넘으며 1월8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 2.58% 상승한 942.87로 거래를 마쳐 작년 11월5일 이후 최고치를, 나스닥 종합지수도 1,828.68로 3.06% 올라 작년 10월 13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유럽 주요 증시도 영국 런던증권거래소의 FTSE 100 지수가 2% 오른 4,506.19를, 독일 프랑크푸르트증권거래소의 DAX 30 지수는 4.08% 상승한 5,142.56, 프랑스 파리증권거래소의 CAC 40 지수도 3.11% 상승한 3,379.49로 장을 마감했다.

이날 미국과 유럽증시는 미국과 중국의 제조업 경기가 호전되고 있다는 소식이 호재로 작용했다.

미국 공급관리자협회(ISM)가 내놓은 5월 제조업지수는 42.8을 기록 전문가들의 예상을 넘어서면서 8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특히 신규 주문 지수는 51.1로 전달의 47.2에서 급등하며 2007년 11월 이후 처음 50을 넘어 제조업의 회복이 시작되고 있다는 기대를 키웠다.

ISM 지수는 50을 넘으면 경기 확장을, 밑돌면 위축을 의미한다.

ISM의 조사를 책임지는 노버트 오어는 "신규 주문지수가 50을 넘은 것은 제조업의 일부에서 회복이 시작되고 있다는 신호"라면서 선행지수 역할을 하는 신규주문 회복이 생산 증가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고 마켓워치는 전했다.

당초 감소했을 것으로 전망됐던 미국의 지난 4월 건설투자도 전달에 비해 0.8% 늘어나 두 달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면서 건설경기의 침체가 개선되고 있다는 기대를 높였다.

미국의 4월 소비지출은 0.1% 줄어 전달에 이어 감소세를 유지했지만, 전문가들의 예상보다는 나았다.

앞서 지난주 발표된 미국의 1.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5.7%로 4월 발표됐던 잠정치인 -6.1%보다 나아졌고, 5월 미시간대 소비자신뢰지수는 예비치 67.9에서 68.7로 상향 조정되며 작년 9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해 소비심리가 개선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이런 미국 경제의 회복기대는 오는 5일 발표될 예정인 5월 실업률이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더 힘을 받거나 아니면 반대로 약해질 전망이다.

4월에 8.9%였던 실업률은 9.2%로 높아졌을 것으로 로이터통신 등은 전망하고 있다.

한편 중국 물류협회는 이날 5월 구매관리자지수(PMI)가 53.1을 기록해 경기의 확장과 수축을 판가름하는 기준인 50을 3개월 연속 넘어섰다고 발표해 중국 경제의 견고한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음을 나타냈다.

◇ 원자재값 급등세..달러.美국채는 매력 감소 = 세계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는 유가와 원자재값의 급등세를 불러오고 있다.

반면 안전자산으로 여겨지던 달러화와 미 국채의 매력은 감소해 가치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7월 인도분 WTI 가격은 지난 주말 종가보다 2.27달러(3.4%) 오른 배럴당 68.58달러로 마감, 작년 11월4일 이후 약 7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로써 WTI 가격은 지난 2월12일의 배럴당 33.98달러에서 4개월도 안돼 배로 급등했다.

WTI는 5월에만 30% 올랐다.

또 산업전반에 쓰이는 구리 가격도 7월 인도분이 12센트 오른 파운드당 2.32달러로 거래를 마쳐 7개월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또 콩 가격이 8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농산물 가격도 상승세를 보여 원유와 금속, 농산물 등 19개 상품으로 구성된 로이터/제프리스 CRB 지수는 이날 260.25에 달해 작년 11월 이후 최고치에 달했다.

CRB 지수는 5월에만 14% 올라 1974년 7월 이후 25년만에 가장 크게 오르기도 했다.

원자재가 상승에는 안전자산인 달러화 약세도 작용하고 있다.

미 달러화는 이날 뉴욕 외환시장에서 유로당 1.4167달러에 거래돼 지난주보다 가치가 떨어지고 영국 파운드화에 대해서는 1.6440달러에 거래돼 작년 10월말 이후 1.64달러선을 넘기도 했다.

이에따라 6개국 통화에 대한 달러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지수는 1% 떨어진 78.59로 작년 12월18일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역시 안전자산인 미 국채 가격도 추락해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이날 오후 4시께 지난주보다 0.20%포인트 오른 3.67%를 기록, 수익률과 반대로 움직이는 국채 가격은 8개월만에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뉴욕연합뉴스) 김현준 특파원 ju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