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위원회는 경영계가 올해보다 5.8% 삭감한 내년 최저임금 요구안을 내놨다고 29일 밝혔다.

이날 경영계가 제시한 내년도 최저임금 요구안은 시간당 3770원으로 올해 최저임금 4000원보다 230원(5.8%) 적은 금액이다. 앞서 28일 노동계는 내년 최저임금을 28.7% 인상해야 된다는 내용의 요구안을 내놨다.

경영계가 최저임금 삭감 요구안을 내놓은 것은 1988년 최저임금 협의가 시작된 후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의 경우 경영계는 동결안을,노동계는 26.3%의 인상안을 내놨으며 최저임금은 결국 전년 대비 6.1% 오른 시간당 4000원에 결정됐다.

최저임금위원회는 양측의 요구안을 바탕으로 협의에 들어가 다음 달 25일까지 최저임금을 심의 · 의결한다. 노동부 장관은 8월5일까지 최저임금을 결정해 고시해야 한다.

경총 관계자는 "최근 들어 외환위기에 버금갈 정도의 위기가 이어지면서 상당수의 국내 기업이 생존여부조차 불투명한 상황"이라며 "특히 2000년 이후 최저임금 인상률이 연평균 10.1%로 물가상승률의 3배를 웃돌다 보니 최저임금의 주된 적용대상인 영세 · 중소기업이 존폐의 기로에 서게 됐다"고 삭감 요구 배경을 설명했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