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경제학 수상 폴 크루그먼 경고

"사기업이 발전하고 시장의 '보이지 않는 손'이 더 강력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금융 규제를 강화해라."
지난해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미국 프린스턴대의 폴 크루그먼 교수가 베트남의 금융 환경에 대해 일침을 가했다고 베트남 일간지 탕니엔이 22일 보도했다.

크루그먼은 21일 베트남 남부 호찌민 시에서 열린 한 세미나에 참석해 어떤 금융 규제 완화라도 매우 신중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베트남이 시장경제체제로 옮겨가는 상황에서 금융 규제와 정부의 안전망은 중요한 윤할유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섣부른 금융 규제 완화에 대한 반대 목소리를 분명히 했다.

크루그먼은 글로벌 경제위기는 다소 안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충분한 상태는 아니라고 지적하면서, 이런 상황에서 이렇다 할 자구책이 없는 베트남으로서는 세계경제가 호전될 때까지 희망을 갖고 기다리는 것이 현명한 처사라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 금융시장의 과도한 규제 완화가 궁극적으로 글로벌 경제위기를 초래했다면서, "베트남도 규제에서 벗어난 금융제도가 시장을 교란하도록 방치할 경우 경제에 큰 해를 끼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크루그먼은 또 은행이 고유 분야에서 벗어나 영업활동을 해서는 안되도록 당국이 규제를 해야 한다면서, "은행이 잘못될 경우 엄청난 손해가 우려되기 때문에 은행에 대한 규제 완화는 신중에 신중을 기울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일단 은행이 잘못되어 손해가 발생하면 베트남처럼 무역 의존도가 높은 중소국들은 세계 위기에 그대로 노출될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크루그먼은 베트남이 경제회복을 하기 위해서는 미국이나 영국 같은 경제대국들의 상황 호전을 기다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 안타까운 현실이라고 주장한 뒤, 베트남도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직접적인 타격을 입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노이연합뉴스) 김선한 특파원 sh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