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증권사들이 판매하는 종합자산관리계좌(CMA) 가입자들은 공과금을 납부하거나 신용카드 대금을 결제할 땐 CMA 통장에 들어있던 돈을 해당금액만큼 다른 은행계좌 등에 먼저 이체시켜 놓아야 한다. CMA와 연계된 가상 은행계좌를 자동이체 계좌로 등록할 수도 있지만 일부 서비스 이용에 제약이 있는 데다 CMA계좌번호 외에 은행계좌 번호도 함께 외워야 하기 때문에 혼란스러운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이르면 오는 7월부터 이런 불편을 겪지 않아도 된다. 지난 2월 시행된 자본시장법으로 CMA 계좌에도 지급결제 기능이 부여돼 기존의 은행계좌에서 이용하던 금융 서비스를 대부분 이용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급여이체에서 공과금 납부까지 '원스톱'

CMA의 가장 큰 장점은 금액에 제한없이 하루만 맡겨도 이자가 붙어 굳이 목돈이 아니어도 손에 쥔 자금을 묵히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다.

CMA통장 하나만 있으면 새로 계좌를 트지 않아도 주식이나 펀드 채권 등 다양한 금융상품을 언제든 매매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으로 꼽힌다. 때문에 많은 직장인들은 금리가 0.1%밖에 되지 않는 은행계좌 대신 CMA를 월급통장으로 활용하고 있다.

CMA의 소액 지급결제 기능이 도입되면 그동안 이용하지 못했던 공과금 지로납부와 보험료 및 통신료,아파트 관리비 납부 등이 가능해진다. 여러 개의 신용카드를 사용하고 있다면 자동이체 계좌를 CMA 하나로 통일할 수도 있다. CMA에 급여를 이체해놓고 각종 대금을 자동이체 시켜두면 제때 대금을 납부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납부금을 제외한 나머지 금액을 단기 투자자금으로 굴릴 수 있어 '일석이조'의 효과를 노릴 수 있다. 자금이 들고나는 창구를 하나로 통일할 수 있어 자산관리에도 효율이 높아지게 된다.

이 외에도 영업시간이 끝난 이후엔 이용시간이 제한돼 있던 현금자동입출금기(ATM/CD)로 24시간 수시로 입출금이 가능해지고 해당 증권사나 제휴 은행의 자동화기기가 아니어도 자유롭게 금융거래를 할 수 있다. 굳이 은행을 통하지 않고도 CMA통장 하나로 '원스톱' 서비스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CMA통장의 인기는 더 높아질 전망이다.


◆고객유치 경쟁 치열

증권사들은 은행과의 차별화를 위해 다양한 연계상품과 부가서비스를 마련하느라 분주하다. 경쟁이 심해질수록 사용자 입장에서는 편의성이 더 높아지는 법이다.

증권사들이 지급결제에 앞서 가장 먼저 내놓은 상품은 CMA신용카드다. CMA를 결제계좌로 한 신용카드로 카드론은 물론 무이자할부와 카드사가 제공하는 다양한 할인서비스 등의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일부 증권사에서는 CMA를 이용한 수수료 인하 방안 등을 검토 중이다. 가상계좌를 트기 위해 은행을 거치지 않아도 되는 만큼 비용을 절감할 수 있어 수수료를 조절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기기 때문이다.

동양종금증권의 윤성희 상무는 "자금이체 수수료 면제 범위를 확대하거나 전국 지점 외 주요 거점에 ATM기를 추가로 설치하는 등의 다양한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굿모닝신한증권은 주식거래수수료의 50%를 2만원 한도 내에서 캐시백 포인트로 적립해 신용카드 가맹점에서 현금대용으로 사용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단기자금을 굴리는 용도로만 활용되던 CMA는 지급결제 등 자체 기능을 점차 보강해 나가면서 종합적인 금융상품으로 계속 진화해나갈 것으로 보인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