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시중유동성은 과하지 않다"

한국은행은 최근 금융시장 동향과 관련,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 대응과 글로벌 금융 불안 완화 등에 힘이업이 지난해 리먼브라더스 사태 충격에서 점차 벗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은행은 21일 내놓은 '최근 금융시장 동향과 유동성 상황'자료를 통해 "금리와 주가, 환율 등 가격변수의 움직임이 크게 개선되고 있으며 기업 및 가계의 직간접 금융시장을 통한 자금조달 여건도 완화적 통화정책과 신용보증 확대 등에 힘입어 호전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장단기 시장금리와 은행 여수신금리 등이 모두 큰 폭으로 하락하고 있으며 주가도 최근 큰 폭으로 반등해 리먼사태 직전 수준을 거의 회복했다. 원달러 환율도 3월 경상수지 흑자(66억5000만달러)와 왹구인 주식매수자금 유입 등의 영향으로 크게 하락했다.

한은은 이처럼 금융시장이 안정됨에 따라 실물경제 침체에도 불구하고 기업자금 사정은 개선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부도업체수는 지난해 12월 345개에서 지난 4월 219개로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으며 기업의 체감자금사정 기업실사지수(BSI)도 지난해 12월 66에서 지난 4월 84로 개선됐다.

다만 경기회복 전망의 불확실성 등으로 신용위험에 대한 우려가 상존해 신용상태가 나쁜 기업의 자금공급은 여전히 원활하지 않은 상황이다.
실제로 최근 신규 취급되는 중소기업대출은 대부분 보증부대출이며 여타 대출은 취급실적이 부진한 상황이다.

회사채의 경우 신용열위 기업은 발행이 저조하고 우량등급 회사채와의 금리 스프레드도 여전히 큰 상황이다. 지난 19일 현재 AA- 회사채 금리는 5.00%인 반면 BBB+는 8.84%이며, BBB-는 11.15%를 나타내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최근의 금융시장 개선은 정책지원 효과와 해외불안 요인 완화 조짐에 크게 기인하고 있어 이런 현상이 추세적으로 이어질 것인지에 대해서는 좀더 시간을 두고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한은은 "시중 유동성이 상당한 부작용을 초래할 정도로 과도하게 공급된 것은 아니다"라며 "현재로서는 유동성 증가가 인플레이션 압력이나 자산가격의 전반적 상승을 유발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시중자금 단기화 현상은 위기극복을 위한 금융완화 정책의 결과인 측면이 있으며 앞으로 금융·경제의 불확실성이 해소될 경우 장기·생산적인 자금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있다고 한은은 밝혔다.

한경닷컴 박세환 기자 gre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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