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측 "노조가 회장 집단폭행" vs 노조 "회장 폭력에 지부장 다쳐"

지난 15일 부산 기장군 정관면에 위치한 S&T기전 사업장에서 발생한 노사간의 폭력사태를 두고 양측이 진실공방을 벌이고 있다.

특히 이번 폭력사태에 S&T그룹 최평규 회장이 현장에서 노조원에 폭행을 당해 입원치료를 받고 있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번 폭력사태가 발생한 날 무슨 일이 있었을까.

노사 양측의 주장을 토대로 재구성을 했다.

지난 15일 낮 12시 최 회장이 노사문제가 풀리지 않고 있던 S&T기전 부산사업장을 찾았다.

건물 앞마당에는 지난 13일부터 대형천막을 치고 농성을 벌이고 있던 민주노총 금속노조 부산양산지부 조합원 40여명이 점심식사를 하거나 준비중이었다.

최 회장은 불법시설물인 천막을 철거할 것을 요구했으나 노조원들은 합법적인 쟁의행위에 의한 것이라며 반발했다.

이 과정에서 최 회장과 일부 노조원간에 몸싸움이 벌어지는 등 분위기가 순식간에 살벌해졌다.

양측은 정문 앞에서 대화를 시도했으나 노조측이 앰프로 투쟁가를 내보내면서 또한번 부딪혔다.

회사 관계자는 이 때 일부 노조원들이 최 회장의 목을 조르고 멱살을 잡았고 다른 노조원들은 회사 건물로 진입해 사무직 직원들에게 폭력을 휘둘렀다고 주장했다.

노조측은 오히려 천막을 지키던 노조원 6명이 관리직원 40명으로부터 폭행을 당했다고 반박했다.

또 최 회장이 노조 간부가 타고온 승용차를 발로 차 파손했으며 신고를 받고 조사를 하기 위해 현장에 도착한 경찰에게 "잡아갈테면 잡아가라"며 오히려 큰소리를 내질렀다고 주장했다.

소강상태가 이어지다 부산지방노동청 앞에서 '금속노동자 결의대회'에 참석한 뒤 이날 오후 4시 현장에 뒤늦게 도착한 차해도 금속노조 부산양산지부장이 최 회장과 함께 아스팔트 바닥에 넘어졌다.

노조측은 최 회장이 마이크를 잡고 연설하려던 차 지부장을 넘어뜨려 차 지부장이 허리 등을 크게 다쳤고 몸도 제대로 가누지 못하고 엎드린 상태로 병원으로 후송돼 현재 입원치료중이라고 설명했다.

회사측은 두 사람이 넘어지면서 최 회장이 차 지부장에게 깔렸고 이 때 조합원들이 달려들어 발로 최 회장의 머리 등을 마구 때리는 등 집단폭행을 가해 아직까지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주장했다.

오후 5시 10분께 신고를 받고 달려온 119구조대가 차 지부장과 최 회장, S&T기전 제만호 대표이사 등을 후송하면서 이날 '폭력사태'는 종료됐다.

회사측은 "최 회장은 사내에서 부당한 행위가 자행되는 것을 용납하는 성격이 아니다"면서 "이날도 노사문제가 안풀리는 사업장을 찾았다가 불법천막을 보고 퇴거를 요구하다 노조원으로부터 집단폭행을 당했다"고 말했다.

노조측은 이에 대해 "최 회장이 합법적으로 쟁의행위에 돌입한 노조의 상황실 천막을 마구 부쉈다"면서 "현재 차 지부장 이외에도 7명이 경영진의 폭력으로 부상을 당했다"고 말했다.

S&T기전은 전체 직원이 60명(노조원 23명)에 자동차 모터를 생산하는 업체며 금속노조 소속의 S&T현장위원회는 지난달 21일 부산지방노동청의 조정신청이 종료된 이후 15명 정규직 전환과 노조간부 부당징계 철회 등을 요구하며 부분파업을 벌여왔다.

(부산연합뉴스) 조정호 기자 cc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