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황악화로 고전해온 D램 반도체 업체들이 잇달아 가격 인상에 들어갔다. 지난해부터 시작한 D램 감산으로 공급과잉 상태가 해소되고 있는 데다 본격적 성수기를 맞아 수요가 다소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18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세계 D램 업계 5위인 대만의 난야테크놀로지는 이달 대형 수요처에 공급하는 D램 고정거래 가격을 지난달보다 10~20% 인상했다. 페이 린 파이 난야테크놀로지 부회장은 "HP와 델 등에 지난달보다 최대 20% 가격 인상을 통보했다"고 말했다.

업계 2위인 하이닉스반도체 역시 지난 4월에 이어 이번 달에도 10%가량의 고정거래가 인상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4위인 일본 엘피다도 가격인상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사카모토 유키오 엘피다 사장은 최근 "D램 값을 기가비트(Gb)당 50% 인상하기로 한 결정을 컴퓨터 제조업체들에 전달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고정거래가격은 HP, 델과 같은 대형 업체들에 D램을 대량으로 납품할 때 성사되는 가격으로 D램 업황을 알 수 있는 지표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D램 업체들이 가격인상에 나서면서 D램 값은 지난해 12월 0.81달러를 바닥으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시장조사기관인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D램(1Gb DDR2) 고정거래가격은 지난 4월 말께 0.94달러로 오른 데 이어 이달 들어 1.06달러를 기록하며 1달러 선을 회복했다.

김현예 기자 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