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의 유통업체 월마트가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소비위축 속에서도 저가 판매로 소비자들을 끌어모으며 견고한 실적을 올려 불황에 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월마트는 14일(현지시간) 1.4분기에 30억2천만달러(주당 77센트)의 순이익을 거뒀다고 발표했다.

1분기 순이익은 작년 동기와 같은 금액이고, 주당 순이익은 1센트 늘었다.

월마트의 이런 실적은 월가 전문가들의 예상치와 비슷한 수준이다.

매출액은 942억달러로 1년전의 949억달러에 비해 소폭 줄었다.

월마트는 그러나 달러 강세로 해외 매출이 감소하지 않았다면 매출액은 983억달러로 4.5% 늘었을 것이라고 월마트는 밝혔다.

월마트가 어려운 경제상황에서도 선방하고 있는 것은 경기침체로 주머니 사정이 어려워진 소비자들이 식품을 비롯한 각종 생활필수품을 싸게 판매하는 월마트로 향하고 있기 때문이다.

월마트는 미국에서 매장을 찾는 고객이 7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따라 백화점을 비롯한 다른 유통업체들이 고전하는 상황에서 월마트는 오히려 점유율을 높일 수 있게 된 것이다.

미국의 내수경기를 보여주는 지표인 소매판매 실적은 작년 하반기에 6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가다 올해 1,2월에 반짝 상승세를 보이기는 했지만 3월에는 전월보다 1.3%, 4월에는 0.4%씩 줄어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다.

소매판매 조사업체인 리테일 메트릭스에 따르면 유통업체의 분기 실적이 이번 1분기까지 포함해 8분기 연속 감소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월마트는 2007년 2분기 이후 지속해온 업계 평균 이상의 실적을 이번 분기에도 거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월마트의 마이클 듀크 최고경영자(CEO)는 "고객들의 소비행태와 심리가 변했다"면서 매장을 찾는 고객들이 늘어나고 있는 점을 설명하고 "고객들이 월마트에서 쇼핑하는 것을 자랑스럽게 여기고 있고 이는 단기적인 현상이 아니다"고 자신감을 피력했다.

월마트는 2분기에도 주당 이익이 83~88센트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뉴욕연합뉴스) 김현준 특파원 ju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