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대형 은행들이 정부의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 발표 이후 지난해 정부로부터 받은 구제금융을 빨리 갚고 '족쇄'에서 벗어나기 위해 자본 확충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다.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 자본확충이 필요없는 것으로 평가된 US뱅코프, 캐피털원 파이낸셜, BB&T 등은 11일(현지시간) 일제히 주식 공모를 통한 자금 조달 계획을 발표했다.

앞서 137억달러와 18억달러의 자본 확충이 필요하다고 평가된 웰스파고은행과 모건스탠리는 지난 8일 주식 및 채권 발행으로 각각 86억달러와 80억달러씩을 조달했다.

은행들의 이 같은 자본 확충 움직임은 지난해 금융위기 때 부실자산구제계획(TARP)을 통해 정부로부터 받은 구제금융을 빨리 갚아 경영진 보수와 직원 보너스 제한을 비롯한 정부의 규제로부터 벗어나고자 하는데 따른 것이다.

TARP를 통해 66억달러를 받았던 US뱅코프는 주식 공모를 통해 25억달러를 조달하겠다고 밝혔다.

US뱅코프는 회사채도 발행할 계획이다.

TARP 자금 35억5천만달러와 31억달러를 각각 받은 캐피털원과 BB&T도 17억5천만달러와 15억달러 가량을 조달키로 했고 키코프도 7억5천만달러의 자본 조달에 나서기로 했다.

이날 주식 발행 등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겠다고 밝힌 4개 은행의 자본 조달 규모는 60억달러가 넘는다.

BB&T는 주식공모와 함께 배당금도 줄여 재무 상황을 개선함으로써 TARP에서 가장 빨리 벗어나는 은행이 되고자 한다고 밝혔다.

BB&T의 켈리 킹 최고경영자(CEO)는 주식발행 등을 통해 정부의 구제금융을 모두 갚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구제금융을 빨리 갚기 위한 은행들의 움직임은 앞으로 지속될 전망이다.

19개 스트레스 테스트 대상 은행 중 가장 많은 339억달러의 자본 확충이 필요할 것으로 지적된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향후 시장 상황에 따라 수시로 주식 발행을 통해 자본을 조달할 수 있기 위해 일단 12억5천만달러의 주식 매각에 나설 계획이다.

또 100억달러의 구제금융을 받은 골드만삭스는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 발표와 관련, TARP 자금을 조만간 상환할 것임을 확신한다고 밝혔다.

JP 모건 체이스의 제임스 다이먼 최고경영자도 애널리스트들과의 전화회견에서 정부로부터 받은 250억달러를 상환할 자격이 있고 최대한 빨리 그 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7일 말했었다.

(뉴욕연합뉴스) 김현준 특파원 ju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