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의욕적으로 추진 중인 농식품 수출이 전 세계적 경기 침체로 부진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

11일 농림수산식품부에 따르면 4월까지 농식품 수출액(잠정치)은 13억7천800만달러를 기록해 작년 동기 대비 0.1% 감소했다.

1월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12.0% 감소한 성적으로 출발한 농식품 수출액(누적)은 2월 5.5% 증가로 돌아섰으나 3월부터 다시 작년 대비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물론 농식품 수출 실적은 국가 전체 수출 성적에 비하면 사정이 나은 편이다.

4월까지 전체 수출의 작년 대비 성적은 -23.2%로 크게 줄었다.

가장 큰 원인은 전 세계적 경기 침체에 따른 교역량 감소다.

해외에서 수요가 주는 것은 물론 수입 식품에 대한 검역.통관 검사 강화 같은 비관세 장벽이 높아지는 추세고, 수출 단가 인하 요구도 강해지고 있다.

다만 국가별로는 일본이나 유럽연합(EU)의 경우 전년보다 오히려 수출이 늘었다.

지난해 멜라민 파동 등으로 중국산 식품의 안전성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면서 한국산이 반사 이익을 보는 것으로 농식품부는 보고 있다.

품목별로는 수산물의 경우 어획량이 줄면서 참치, 오징어 등의 수출이 줄었고 라면, 소주, 과자류 등 가공식품도 수출이 감소하고 있다.

인삼류, 배.유자차 등 과실류, 양란.국화 등 화훼류도 감소세다.

문제는 올해 농식품 수출 목표액을 작년(44억달러)보다 약 20% 늘어난 53억달러로 잡았다는 점이다.

2012년까지 농식품 수출액 100억달러를 달성한다는 장기 구상 아래 설정한 목표다.

그러나 현재 추세라면 목표 달성에 차질이 불가피하다.

농식품부는 이에 따라 앞으로 프로젝트 단위 사업을 개발해 수출 지원책을 집중하기로 했다.

예컨대 대일 비빔밥 수출 확대가 목표라면 생산부터 물류, 통관, 현지시장 개척까지 일관 과정에 대해 수출 애로 요인을 찾아 해소하는 지원 방식을 구사하겠다는 것이다.

또 농식품 수출의 또 다른 성장동력인 식재료 수출 확대에 주력하고 지방자치단체들도 더 적극적으로 수출 확대에 나서도록 독려할 계획이다.

연말에는 수출 목표 달성을 위한 100일 작전도 벌이기로 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중국, 일본 등 주변 시장의 여건은 나쁘지 않다고 본다"며 "안정적 공급 기반 확보에 주력해 농식품 수출 목표액을 달성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정성호 기자 sisyph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