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일본 내 신차 판매 순위에서 혼다의 하이브리드카인 '인사이트'가 1위를 기록했다. 하이브리드카가 신차 판매 1위에 오르기는 사상 처음이다.

일본 자동차판매협회는 경차와 수입차를 제외한 4월 국내 신차 판매 대수 순위에서 혼다의 '인사이트'가 1만481대로 1위를 차지했다고 11일 발표했다. 지난 2월부터 시판된 '인사이트'는 올 들어 4월까지의 누계 판매(1만9475대)에서도 1위를 기록했다.

배기량 1300㏄의 소형 하이브리드카인 '인사이트'는 최저 가격이 189만엔(약 2300만원) 수준으로 싸 인기를 모은 것으로 평가된다. 경쟁 차종인 도요타자동차의 하이브리드카 '프리우스'(배기량 1500㏄)의 평균 가격이 대당 234만엔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20% 정도 싼 것이다.

혼다의 '인사이트'가 '저렴한 하이브리드카'란 이미지로 히트를 치자 도요타자동차도 '프리우스'의 가격을 내리는 등 '맞불 작전'을 펴고 있다.

도요타는 이달 중순부터 시판되는 '프리우스'의 신형 모델(1800㏄) 가격을 205만엔(2500만원)으로 크게 낮춘다고 발표했다. 기존 모델보다 배기량과 성능이 강화되고 내 · 외관 디자인 등이 월등히 좋아진 것을 감안하면 파격적인 가격이다. 도요타의 신형 '프리우스'는 올 10월,혼다의 '인사이트'는 내년 초쯤 한국에서도 시판될 예정이다.

지난 4월 일본 자동차 시장의 특징은 전반적인 판매 침체에도 불구하고 하이브리드카를 포함한 '절약형' 자동차가 호조를 보였다는 것이다. 지난달 판매 2위는 혼다의 소형차 '피트(Fit)'였고 3위와 4위도 각각 도요타의 소형 모델인 '비츠(Vitz)'와 '코롤라'가 차지했다. 도요타의 하이브리드카 '프리우스'는 신형 모델의 예약 판매가 시작되면서 구형 모델은 판매가 격감해 21위에 그쳤다.

한편 일본의 4월 중 신차 판매는 전년 동월 대비 28.6% 감소한 16만6365대로 9개월 연속 전년 수준을 밑돌았다. 판매 대수가 20만대를 밑돈 것은 관련 집계를 시작한 1968년 이후 41년 만에 처음이다. 차종별로 보면 승용차 판매는 27.2% 감소한 14만6478대를 나타냈다. 트럭 판매는 28.2% 줄었고 버스도 21.4% 감소했다. 업체별로는 도요타가 32.4% 감소한 7만5777대를 판매했고 닛산은 38.7%(2만1170대),마쓰다는 38.3%(7795대),미쓰비시는 28.6%(3087대)씩 각각 감소했다. 혼다는 '인사이트'의 선전에 힘입어 유일하게 4.0%(3만2387대) 판매가 증가했다.

도쿄=차병석 특파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