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경기침체로 고령의 미국인들이 은퇴를 미루고 일터로 돌아가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9일 보도했다.극심한 불황으로 자산가치가 하락하면서 그동안 마련해 둔 은퇴자금만으론 생계를 유지할 수 없는 처지가 됐기 때문이다.

FT에 따르면 미국에서 2007년12월 이후 약 570만명의 근로자가 일자리를 잃었지만 노년층이 일자리 시장으로 몰리면서 55세 이상의 노동인구는 오히려 80만명 이상으로 늘었다.한 여론조사에선 ‘평생 일하겠다’는 응답자가 25%를 기록,경제위기전 15%에 비해 크게 늘었다.7800만 베이비붐 세대들이 한꺼번에 은퇴해 큰 사회부담을 가져올 것이란 ‘실버 쓰나미’조차 경제위기로 늦춰지고 있는 것이다.

FT는 퇴직 후 바느질과 봉사활동을 하며 여생을 보내고 싶었다는 이바 코피(60)씨의 사례를 통해 고령자들이 다시 일터로 내몰리는 현실을 전했다.코피씨는 남편과 함께 은퇴자금으로 각 45만달러 짜리 주택 두채를 마련했지만 주택의 가치는 현재 총 27만5000달러로 떨어졌다.뮤추얼펀드에 들어놓은 은퇘자금도 ‘반토막’이 났다.올 여름이면 시간당 17달러 50센트를 받는 현재 직장에서 근로계약이 만료되는 코피씨는 “나는 은퇴할 수 없다.그럴 형편이 안된다”고 안타까워했다리처드 존슨 도시연구소(UI) 선임 연구원은 “경제적 불안전성으로 절망에 빠진 고령의 노동자들이 일터로 돌아오거나 일거리를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