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에 장기 투자를 추구하는 외국인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4월 한 달간 현대중공업에 대한 외국인 순매수 규모는 1085억원에 달했다.

외국인 매수에 힘입어 주가는 지난 3월 10%가량 오른 데 이어,지난달에도 17% 이상 상승했다.

이달 들어선 거래 첫날인 4일 외국인과 기관의 쌍끌이 매수세가 나타나며 7% 넘게 급등하기도 했다.

주요 조선업체들이 3분기 이후 수주를 재개할 가능성이 높아지자 외국인들이 장기 투자 관점에서 2분기 저점매수에 나섰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달 30일 발표한 1분기 실적은 기대치에 부합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6.1% 증가한 5조4936억원,영업이익은 26.3% 감소한 4714억원을 나타냈다.

정동익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 예상치에 비해 매출은 3.4% 많고,영업이익은 4.5% 적은 무난한 실적으로 판단된다"며 "건설장비 부문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나머지 사업부문의 안정적인 수주잔액과 환율효과가 실적을 끌어올렸다"고 진단했다.

조선부문에서 올 들어 신규 수주가 끊어진 상태이기는 하지만 지난 3월 말 기준 수주잔액이 447억달러에 달해 양호한 실적흐름을 유지하는 데는 문제가 없을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사업부문별 수주잔액은 조선 275억달러,해양 70억달러,플랜트 27억달러,엔진기계 58억달러,전기전자 17억달러 수준이다.

사업다각화가 빛을 발하며 향후 실적증가는 비조선부문이 뒷받침할 것으로 예상된다.

송재학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이후 해양플랜트 부문이 부각될 전망"이라며 "전기전자부문의 호조 속에 신수종 사업인 태양광 풍력 로봇사업의 고성장이 주가 상승을 이끌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동익 연구원은 "비조선 부문의 사업가치가 조선부문 시황에 대한 우려에 가려지며 주요 경쟁사에 비해 주가가 지나치게 저평가된 측면이 크다"고 평가했다.

조선부문의 수익성도 개선될 것이란 전망이 많다. 옥효원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지난 1분기 후판단가가 고점을 찍은 뒤 2분기부터 하락하기 시작했다"며 "조선부문의 영업이익률은 1분기를 저점으로 2010년까지 가파른 상승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1분기 실적발표 후 증권사들이 제시한 적정주가는 33만원(미래에셋)~19만6000원(한화)으로 편차가 큰 편이다.

조재희 기자 joyj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