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유동성 부족에 시달리는 인도 타타자동차가 ‘나노’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6일 타타의 초저가 경차 나노의 사전 주문이 20만3000여건에 달함에 따라 타타가 다음달 30억달러의 단기차입금 상환 부담을 덜고 있다고 보도했다.나노의 사전 주문 금액은 250억루피(약 5억700만달러) 규모다.타타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지기 직전인 작년 중순,포드의 ‘랜드로버’와 ‘재규어’ 브랜드를 24억달러에 인수하는 과정에서 부채가 눈덩이처럼 늘어났다.

타타는 지난달 25일까지 16일간 나노의 예약 판매를 진행했다.나노는 연비가 20㎞/ℓ로 뛰어나지만 가격은 10만루피(약 2000달러)에 불과해 전세계 자동차업계에 가격혁명을 몰고 올 것으로 기대되는 신차다.뭄바이의 프라부다스 릴라더 증권사의 아프루바 샤 애널리스트는 “50만대 이상이 계약될 것이란 시장 기대에는 크게 못 미치지만 당장 빚을 갚아야 하는 타타의 유동성엔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국제 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최근 “매출부진과 과도한 차입으로 단기 현금 흐름이 좋지 않다”며 타타의 신용등급을 BB-에서 B+로 낮췄다.

나노로 5억달러 가량을 확보한 타타는 인도에서 약 10억달러를 브릿지론 형태로 조달하고,추가로 해외에서 10억달러 규모의 차입에 나서 재규어·랜드로버 인수 대금을 갚는다는 복안이다.앞서 타타는 유상증자를 통해 약 10억달러를 확보했다.타타는 내년까지 선 주문 대수의 절반가량인 10만대를,2010년 이후엔 나머지 10만3000대를 고객에게 인도할 계획이다.

김미희 기자 iciic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