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은 지난달부터 외국인들의 집중 '러브콜'을 받고 있다. 외국인은 4월부터 현대건설을 1700억원 이상 순매수하고 있다. 이에 따라 3월 한때 9%대까지 떨어졌던 외국인 지분율은 13%대로 늘어났다.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살아나면서 대표 건설주인 현대건설을 집중적으로 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건설은 1분기 해외매출 성장에 힘입어 외형과 수주가 대폭 증가하며 성장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8.8% 증가한 1조9796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중동지역 플랜트 공장 중심의 매출 확대로 해외 매출은 190.3% 급증한 9868억원으로 집계됐다. 순이익은 1179억원으로 18.4%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775억원으로 31.9% 감소했다.

홍서연 동부증권 연구원은 "1분기 매출과 순이익은 무난한 반면 영업이익은 시장 예상을 크게 하회했지만 새로운 출발을 알리는 신호"라며 "신임 대표이사 취임과 함께 향후 부실가능성을 차단하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파악된다"고 분석했다. 그는 현대건설을 업종 내 최선호주로 꼽고 목표주가를 7만원에서 8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대형 건설사 가운데 가장 활발한 수주실적을 올린 점도 주목된다. 1분기 수주금액은 전년동기 대비 18.6% 감소에 그친 3조1977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로써 1분기 말 수주잔액은 전년 말 대비 6.2% 증가한 44조2776억원으로 확대됐다. 최근에는 공사비 20억7000만달러에 이르는 사상 최대 규모의 해외 공사인 '카타르 라스라판 C발전담수 프로젝트'를 착공해 주목을 받고 있다. 이창근 현대증권 산업분석부장은 "미국 주택경기가 완만하게 회복하고 있어 중동 등 해외지역에서 성공적인 추가 수주 소식을 기대할 수 있다"며 현대건설을 추천했다.

인수 · 합병(M&A) 기대감도 살아 있다. 최근 현대건설 주주협의회 소속 채권단이 매각제한 지분율을 하향 조정함에 따라 M&A가 훨씬 수월해졌다는 분석이다. 이선일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매각제한 지분율 하향으로 M&A 소요자금은 2조3000억원 수준으로 2006년 대우건설 인수자금의 3분의 1정도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또 매각제한 해제로 물량 출회 우려도 있지만 제한이 풀리기 시작한 시점부터 외국인 지분율이 급상승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하라고 덧붙였다.

조진형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