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브랜드가 부활한다. 엑스캔버스(TV) 휘센(에어컨) 디오스(냉장고) 등 그동안 프리미엄 제품에 대한 차별화를 위해 독립 브랜드를 사용해 오던 LG전자가 향후 이들 브랜드 앞에 'LG' 로고를 넣기로 한 것.기업 브랜드인 'LG'의 글로벌 인지도와 호감도가 높아진 데 따른 자신감과 기업 고유의 브랜드 파워를 체계적으로 육성하기 위한 전략에서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LG는 중 · 장기적으로 모든 제품의 독자적인 브랜드를 폐지하고 'LG'로 통일하는 방안도 염두에 두고 있다.

◆엑스캔버스 시대 막 내린다

LG전자 고위 관계자는 5일 "이르면 올 하반기부터 모든 제품 브랜드 앞에 'LG'를 붙여 쓴 뒤 중 · 장기적으로는 제품별 브랜드를 완전히 폐기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엑스캔버스는 'LG 엑스캔버스',휘센은 'LG 휘센',디오스는 'LG 디오스' 등으로 각각 브랜드 이름이 바뀐다.

회사 관계자는 "바뀐 브랜드 전략에 맞춰 하반기 제품 카탈로그와 광고를 준비하고 있다"며 "제품 브랜드보다 'LG'를 노출하는 데 초점을 맞출 계획"이라고 말했다.

해외 시장에서는 기업과 제품 브랜드를 나란히 표기하는 중간 단계를 생략,곧바로 'LG' 브랜드로 통일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인도와 동남아 일부 지역에서 활용하고 있는 TV와 모니터 브랜드 '플래트론',한국과 미국 시장에서 함께 썼던 세탁기 브랜드 '트롬' 등도 연내 사라질 전망이다.

◆'LG'를 프리미엄 브랜드로

브랜드 교체 작업은 LG전자가 최근 존슨앤드존슨에서 영입한 더모트 보든 최고마케팅책임자(CMO · 부사장)가 주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회사 관계자는 "복잡한 제품 브랜드 전략은 소비자들의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LG는 그룹차원에서'LG'브랜드를 강화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주회사인 ㈜LG는 지난해 전자,화학,텔레콤 등 13개 자회사의 브랜드 담당 임원으로 구성된 브랜드 협의회를 구성해 'LG'를 '프리미엄 브랜드'로 만드는 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LG전자가 다시 기업 브랜드를 살리는 이유를 시장 지배력 확대에서 비롯된 자신감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 제품 브랜드의 도움 없이도 얼마든지 시장을 개척할 수 있다는 것.LG전자는 이미 가정용 에어컨(1위)과 LCD TV(3위) 등의 분야에서 글로벌 최상위권으로 발돋움한 상태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