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모비우스 템플턴 애셋 매니지먼트 회장의 이머징 마켓(신흥시장)에 대한 전망은 '맑음' 자체였다. "지금이 이머징 마켓 주식을 싸게 살 절호의 기회"라는 게 그의 진단이다. '최고의 글로벌 이머징 마켓 펀드매니저'(로이터통신 선정)다웠다.

그는 한국 증권시장에 대해서도 "점점 매력적인 시장이 되고 있다"며 추가 상승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투자가 유망한 업종으로는 상품관련주와 소비관련주를 꼽았다. 경기가 회복되면 상품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소비도 증가할 것이란 전망에서다. '20세기 최고의 10대 펀드매니저'(조사 전문기관 카슨 선정)이기도 한 모비우스 회장으로부터 이머징 마켓 투자 전망에 대해 들었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진행 중이다. 투자자 입장에서 시장을 어떻게 보고 있는가.

"이머징 마켓에 대한 장기전망은 아주 긍정적이다. 이머징 마켓은 선진국보다 경제 펀더멘털(기초여건)이 상대적으로 견고한 데다 높은 경제성장을 지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각국 정부의 재정 지출과 중앙은행의 통화완화정책도 이머징 마켓의 경제를 회복시키는 데 도움을 줄 게 분명하다. 이머징 마켓은 앞으로 글로벌 경제 성장의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본다. 특히 세계 인구의 4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BRICs(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에 대한 전망은 여전히 긍정적이다. "

▼금융위기로 인해 투자나 자산운용을 어떻게 할지 결정하기 힘든 상황이다. 투자자들은 시장에 어떻게 접근해야 하고 자산을 어떻게 운용해야할지 궁금해 한다.

"투자자 개인이 처한 상황과 리스크에 대한 개인적 성향을 우선 돌아봐야 한다. 만일 현금이 즉시 필요하지 않다면 이머징 마켓의 자산을 줄일 시기는 아니다. 추가로 장기 투자하고 싶다면 지금이 주식 등 자산을 매입할 최고의 시기다. 투자자들은 이머징 마켓의 성장에 따른 수혜를 거머쥐어야 한다. "

▼이머징 마켓으로서 아시아에 대한 투자가 매력적이라고 보는 이유는.

"한국과 중국,인도를 포함한 아시아 국가들은 거대한 이머징 마켓이다. 이들 국가의 경제는 상대적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1인당 소득도 증가하고 있다. 이들 국가 기업의 가치평가(valuation)는 여전히 매력적이다. 각종 비즈니스와 투자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개혁작업도 한창 진행 중이다. 더욱이 아시아 시장은 미국과 같은 선진국에 비견할 만큼 커지고 있다. 투자에 매력적인 조건이라고 할 수 있다. "

▼중국 경제에 대해서는 어떻게 전망하고 있는지.

"낙관적이고 긍정적이다.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국가다. 올해도 견조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 중국 내 소비도 늘고 있다. 외국인 직접투자도 여전히 증가세다. 외환보유액도 세계에서 가장 많다. 이는 외부 충격에도 중국 경제가 견딜 수 있는 요인들이다. "

▼그렇다면 이머징 마켓의 바닥은 언제가 될 것으로 보는가.

"바닥을 예상하는 건 너무나 힘들다. 그렇지만 중국 등 이머징 마켓의 밸류에이션은 충분히 하락했다. 투자자들로선 올해가 이들 국가의 주식을 싸게 살 기회다. "

▼구체적으로 어떤 업종이 투자하기에 유망한지 궁금하다.

"상품주(commodity stocks)를 추천하고 싶다. 상당수 상품주의 주가는 이미 내재가치 이하로 하락했다. 앞으로 세계 경제가 회복세를 보이면 상품에 대한 수요는 늘어날 수밖에 없다. 당연히 투자가 유망하다. 소비관련주(consumer stocks)도 투자할 가치가 충분하다. 개인 소득이 증가함에 따라 소비관련 상품에 대한 수요도 증가할 게 분명하다. 소비관련주의 이익도 늘어날 수밖에 없다. "

▼한국 증시에 대해서는 어떻게 전망하는지 알고 싶다. 특별한 매력 포인트는.

"한국 증시는 조정을 거친 이후 점점 매력적이 되고 있다. 많은 한국 기업들의 주식이 값싸게 거래되고 있다. 글로벌 경제가 둔화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원화 약세 덕분에 한국 기업들의 수출 실적은 개선되고 있다. 기업들은 주주가치를 높이는 데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기업 투명성도 눈에 띄게 개선되고 있다. 정부의 규제 완화와 세금 감면 조치는 낮은 유가,역사적으로 낮은 금리와 더불어 한국 증시를 상승시킬 수 있는 요인으로 본다. "

▼한국 시장에서 매력적인 투자대상은.

"특정 기업에 대해 얘기할 수 없다. 다만 전체적으로 상품주와 소비관련주에 대해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

하영춘 기자 hayoung@hankyung.com

●마크 모비우스 회장은…

1970년부터 40년 가까이 아시아 등 이머징마켓 관련 부문에서 일한 이머징마켓 투자 분야의 전문가다. 73세인 지금도 1년 중 200일은 신흥시장을 돌아다니며 보낸다. 로이터통신이 뽑은 '최고의 글로벌 이머징마켓 펀드매니저'(1998년),조사 전문기관 카슨이 뽑은 '20세기 최고의 10대 펀드매니저'(1999년) 등에 선정됐다. 템플턴애셋의 이머징마켓 펀드 대표 및 포트폴리오 매니저를 거쳤다. 미 MIT(매사추세츠공대)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세계은행 및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지정 글로벌 기업지배구조포럼 공동 의장도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