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트가 크라이슬러와 제너럴모터스(GM)유럽 부문 인수 계획을 밝힌지 하루도 되지 않아 GM의 남미·중국·러시아 운영부문에까지 손을 뻗을 전망이라는 소식이 전해졌다.

블룸버그통신은 4일 “피아트는 GM유럽의 독일브랜드 오펠 뿐만 아니라 GM의 신흥국 자회사 인수도 검토 중”이라며 “GM도 피아트와 남미 등 GM 자회사의 운영부문 매각을 논의할 의사가 있다”고 덧붙였다. GM은 파산을 막으려면 6월 1일까지 미국 정부에 구조조정안을 제출해야 한다.

이 같은 구상이 현실이 되면 피아트는 규모면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자동차회사로 거듭나게 된다. 피아트의 지난해 세계 자동차 판매량은 215만대로 크라이슬러의 판매량을 합산하면 약 400만대에 달한다. GM은 지난해 오펠 브랜드로 약 150만대를 팔았으며 남미와 아·태평양 지역에서 약 280만대를 팔았다.

영국 자동차업계 분석회사 오토모티브 데이터의 피터 슈미트 연구원은 “피아트가 GM중국을 인수할 경우 세르지오 마르치오네 최고경영자(CEO)가 필요로 하는 규모에 도달한다”고 말했다. 슈미트 연구원은 “특히 GM러시아는 주변국가 진출의 도약대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피아트의 이런 전략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다. 우선 독일의 정치권 일각 및 자동차노조의 반대를 극복해야 한다. 캐나다의 자동차부품업체 매그나 인터내셔널, 중동의 아부 다비 투자 그룹 등 인수 경쟁자도 만만치 않다.

한경닷컴 이진석 기자 gen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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