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항공우주산업(KAI) 대주주인 산업은행과 두산,삼성의 지분 매각 작업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KAI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현대자동차 두산인프라코어 삼성테크윈은 최근 산은 측에 KAI 지분 공동 매각에 참여하기 위한 의향을 구두로 전달했다. 매각을 반대하는 KAI 노동조합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서면이 아닌 구두로 의향을 전한 것이다. 두산은 비핵심 자산 매각 차원에서 KAI 지분 매각에 동참했고,현대차와 삼성테크윈도 적정 매각 가격이 제시되면 지분을 처분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KAI의 최대주주인 산은은 지분 30.53%를 보유하고 현대차 두산인프라코어 삼성테크윈은 각각 20.54%를 갖고 있다.

국내에서 KAI를 인수할 수 있는 후보로는 한화와 한진 등이 꼽히고 있다. 한화는 올해 초 대우조선해양 인수 무산 이후 KAI 인수를 위해 태스크포스까지 구성,인수 검토 작업을 벌였다. 그동안 한화는 산은 보유 물량 이외 KAI 지분을 '블록 딜' 방식으로 인수하기 위해 지분 보유 기업들에 매각 의사를 타진해 왔다. 그러나 최근 산은이 KAI 지분 공동 매각 의사를 공식화하면서 인수 검토 작업을 보류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화 고위 관계자는 "가격 등 인수에 따른 메리트가 높지 않아 일단 보류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진도 유력한 후보 기업 중 하나다. KAI를 인수해 대한항공 항공기제작 부문과 통합시켜 항공기 제작 분야의 선두 기업으로 올라설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한항공이 2007년 에쓰오일 지분 27%를 인수하면서 여유자금을 쏟아부은 데다 최근 항공부문 실적 부진에 따라 재무구조가 악화,인수 여력이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결국 KAI 주주인 산은과 현대차 두산인프라코어 삼성테크윈 등이 공동 매각에 나서더라도 매각 성사 여부는 불투명하다는 얘기다. 업계 관계자는 "보통 기업 경영권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지분 50%+1주'만 매입하면 되지만,KAI 정관에는 경영권을 확보하려면 발행주식 총수의 3분의 2 이상 찬성이 필요하다고 명기돼 있어 경영권 프리미엄이 적은 편"이라고 지적했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