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창 금융감독원장은 30일 "경제지표가 좋아진다는 전망에 따라 자칫 기업 구조조정에 소홀해질 우려가 있다"며 "오히려 지금부터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 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기업들도 경제상황이 개선되고 있는데 왜 구조조정을 하느냐고 저항할 수 있다"며 "그러나 위기 이후에 경쟁력을 가지고 우리경제가 도약하기 위해서는 생존 가능한 기업은 꼭 살리고 도저히 안되는 기업은 정리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말했다.

그는 "금융권 신용공여액 500억 원 이상 대기업에 대한 채권 금융기관의 신용위험평가도 엄격하게 이루어지도록 독려하겠다"며 "기본평가에서는 평가대상 1천422곳 중 400여곳이 불합격 판정을 받았다"고 말했다.

다음은 김 원장의 문답
--채권은행과 주채무계열이 맺는 재무개선약정의 법적 구속력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데.
▲(재무개선약정의 이행과 구조조정의 실효성 등에 대해) 해당 채권은행장에 책임을 묻겠다.

--그룹계열사를 정리할 경우 매각가격으로 인해 구조조정이 지연될 수 있는데.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는 만큼 건별로 봐야 할 것이다.

충분히 설명 가능하다면 문제가 없을 것이다.

적극적인 자세가 중요하다.

--건설.조선.해운 외에 다른 업종도 구조조정에 들어가나.

▲관계부처 협의를 통해 대상 업종을 선정하는데 지금은 건설.조선.해운 말고 별도로 진행하고 있는 업종은 없다.

--금융권 신용공여액 500억 원 이상 1천422개 대기업에 대한 기본평가가 마무리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신용공여액 500억 원 이상 대기업에 대한 신용위험평가는 기업구조조정촉진법에 따라 매년 채권단 자율로 이루어졌는데 올해는 경제상황을 감안해 좀 더 드러내놓고 하고 있다.

감독당국은 추진상황을 상시 점검해 엄격한 평가가 이루어지도록 하겠다.

기본평가에선 400여개 기업이 불합격 판정을 받았다.

--불합격 판정을 받은 대기업에 대한 구조조정은 어떻게 추진되나.

▲채권 금융기관이 세부평가를 실시해 건설.조선.해운업 구조조정 때와 마찬가지로 A(정상), B(일시적 유동성 부족), C(워크아웃), D(퇴출)로 구분한다.

--45개 주채무계열에 대한 재무구조평가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1차 재무구조평가를 하고 있고 (불합격 판정을 받은 그룹과) 재무개선약정을 맺을 것인지 검토를 좀 더 해야 한다.

현재로서는 말씀드릴 내용이 없다.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남용을 방지하겠다는 것은 부실책임이 있는 경영진은 경영권을 유지할 수 없도록 하겠다는 것인가.

▲부실 책임이 있다고 무조건 경영권에서 배제할 수는 없다.

이는 법원이 결정한다.

법원의 결정과정에서 채권금융기관이 적극적으로 의견을 제시하도록 하겠다.

과거에는 채권단이 의견 개진에 소극적이었다.

(서울연합뉴스) 김호준 기자 hoj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