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시황 악화로 얼어붙었던 중고선 거래 시장이 최근 회복세를 보이고 있어 해운경기가 바닥을 지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29일 조선·해운 시황 전문기관인 클락슨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47척에 그쳤던 중고선 거래 건수는 올 1월 74척을 기록한 데 이어 2월 103척, 3월 111척으로 늘었고 이달에도 65척을 기록했다.

이같은 거래 건수는 시황이 악화하기 직전인 지난해 6~7월 수준이다.

특히 지난해 9,10월 각각 15척, 13척이 거래됐던 벌크선은 올해 들어 1월에 37척, 2월에 50척, 3월에 63척이 거래되며 지난해 5월 거래됐던 54척을 넘어섰다.

벌크선은 이달에도 35척이 거래됐다.

총 거래 규모도 지난해 12월 6억8천600만 달러에서 올 1월에는 12억1천700만 달러, 2월 17억8천900만 달러, 3월 10억4천900만 달러로 늘었다.

호황일 때에 비해 크기가 작은 배들이지만 중고 선박 거래가 활기를 띠는 것에 대해 업계에서는 선박 가격이 떨어질 만큼 떨어졌고 해운 시황도 바닥을 통과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지난해 5월 150포인트를 넘어섰던 중고선가지수는 올 1월 44포인트로 사상 최저를 기록하고서 이달에도 48포인트에 머물고 있다.

극심한 불황에 빠졌던 지난해 4분기 폐선 건수가 많이 늘어난 것도 선박 시장을 어느 정도 정리하는 데 도움이 된 것으로 보인다.

호황이던 지난해 6월 전에는 폐선된 벌크선이 한 척도 없었지만 9월 1척, 10월 7척으로 늘었다가 11월 25척, 12월 58척으로 급증했다.

폐선 건수는 올 1월에도 38척, 2월 39척을 기록했다가 지난달 22척으로 줄었다.

7천여 척으로 추산되는 전세계 벌크선 수에 비하면 폐선된 척수가 많지는 않지만 그동안 거의 폐선이 없었던 점을 고려하면 상당한 물량이다.

지난해 5월 1만 1천793 포인트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가 12월 663까지 떨어졌던 건화물선 운임지수(BDI)도 최근 1천800선을 오르내리며 바닥 다지기 양상을 보이고 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선박 거래 수나 운임 지수를 볼 때 해운 경기가 최저점은 지난 것으로 보고 있다"며 "실물 경기만 회복 여부에 따라 시황 회복 속도도 달라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광철 기자 minor@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