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가 지난 1분기 흑자를 냈다. 작년 4분기 7400억원 영업이익 적자에서 한 분기 만에 흑자로 돌아선 것이다. 다음은 이명진 삼성전자 IR팀장(상무)와의 일문일답.

- 실적호전 배경은 무엇인가.

“크게 3가지다. 대외적인 환경을 보면 1분기 동안 메모리업체들과 LCD 업체들의 감산으로 인한 공급감소가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대내적으로는 마케팅 관련 비용 축소 등 올 들어 시작했던 여러가지 비용절감 등 효과가 있었다. 일부 세트업체쪽에서 보면 TV의 연말 재고를 줄이는 전략을 취했는데 경쟁사들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 이로 인해 경쟁사들은 1분기에 재고를 팔아야 하는 상황이 됐다. 반면 우리는 1분기 중 신제품을 내놓으면서 판매에 들어간 것이 도움이 됐다.”

- 마케팅비가 전기 대비 1조3000억원 가량 줄었는데 다음 분기 마케팅 전략은.

“마케팅비는 4분기 집행했던 비용이 일반적인 분기로 봤을 때에는 꽤 높았다. 1분기에는 정상적인 수준으로 돌아갔다고 볼 수 있다. 이런 차원에서 2분기에는 신제품 론칭과 경쟁사들 1분기 재고 소진 등을 감안할 때 마케팅 관련 비용이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 있다.”

- 그동안 국내 본사를 기준으로 실적을 발표해 왔다. 그런데 오늘은 연결기준으로 발표해 혼선이 빚어졌다. 이유가 뭔가.

“혼동 빚게 해서 죄송하다. 투자자들은 연결기준에서 정보 제공하라고 당부하고 있다. 지난 분기까지 본사 실적 밑에 참고로 총괄별 연결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을 제공했는데 내년에는 아예 연결기준으로 바뀐다. 이번엔 투자자 이해도 높이기 위해 연결기준 실적을 제공했다. 전체적으로 보면 연결기준이 세계 전체 글로벌 시장에서 회사 실적으로 정확히 나타낸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연결기준만 갖고 설명한다. 본사와 연결 두개를 다 주는 이유는 국내 회계법상 본사 기준으로 제공하게 돼 있기 때문이다. 연결은 추가적으로 제공하는 것이다. 앞으로도 이런 포맷으로 발표할 것이다. 내년부터는 본사 정보가 아예 없어진다.”

- 앞으로 D램 시장은 어떻게 보나.

“D램 시장의 성장률은 10%대 중반 정도로 보고 있다. 원래 1분기에는 20% 초반 정도 성장하지 않겠느냐 생각했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PC와 메모리 탑재율이 저조했다. 그래서 올해 시장 성장률을 10%대 초반으로 하향조정했다.”

- 낸드 부문은 어떤가.

“성장률을 20% 후반으로 보고 있다. 30% 초반에서 하향조정했다. 원래 계획했던 대로 시장보다는 (삼성전자가) 많이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1분기를 사례로 들면 낸드는 20% 초반으로 비트기준 하락했다. 하지만 우리는 높은 한 자리수 하락에 그쳤다. 라인은 100% 가동한다. 1분기 D램과 낸드 성장률이 저조했던 것은 작년 4분기와 마찬가지로 10라인 8인치를 중단하고 12인치 백엔드를 서포트할 수 있는 과정으로 조정했기 때문이다. 수익률이 좋은 제품으로 이동하다 보면 나름대로 생산에 차질이 올 수 있다. 12라인 공정전환하는 것은 소문이다. 오스틴 8인치 팹은 일부 독일계 업체가 문을 닫으면서 컨슈머 쪽인 레거시 D램 수요가 꽤 좋은 상황이다. 현재로서는 오스틴 팹을 중단할 계획은 없다.”

- S-LCD에서 여전히 소니가 5대 5로 사가는가. 8-2 증설라인에 대해서는 현재 계획이 어느 정도 진행되고 있나.

“특정 파트너에 대해 이야기는 아닌 것 같다. 아시다시피 소니와 삼성전자는 S-LCD 2개 라인을 운영하고 있다. 이제까지는 소니 구매 비중이 조인트 벤처에서 나오는 50% 보다 더 높았다. 그런 차원에서 봤을 때 물량에는 변동이 없다. 8-2라인은 5월말 또는 6월에 램프업을 시작하는 것으로 계획하고 있다. 일정대로 진행한다.

- 최근 D램 시황 회복세에 접어들면서 주요 세트업체들이 장기계약 체결하자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장기계약 관련해 삼성의 스탠스는 무엇인가. 그리고 고정거래가 인상은 얼마나 계획하고 있나.

“우리는 그런 일(장기계약 요청)이 없다. 지금처럼 수요가 부진한 상황에서 장기계약을 맺고자 하는 업체가 있을 지 모르겠다. 최소한 우리는 없다. 고정거래가격과 관련, 2분기 D램 가격 인상률(1분기 대비)은 낮은 한자리수 정도로 잡고 있다. 인상 하더라도 인상 폭은 크지 않을 것이다. 인상은 월별로 네고를 하고 있어 인상할 요지는 있는데 인상폭이 높지는 않을 것이다.”

- 휴대폰관련 수치를 공개해 달라. 그리고 휴대폰 컨텐츠 오픈마켓 사업이 부상하고 있는데 국내에서 사업할 계획은 없나.

“휴대폰 판매 물량은 약 4600만대로 분기별로는 13% 하락한 물량이다. 국내에서 콘텐츠 사업을 할 것이냐는 부분은 아직 미정인 것으로 알고 있다. 전체적인 사업 전략이 아직까지 통신업체들의 사업전략을 지원하는 쪽에 우선돼 있기 때문이다. 지금 현재 국내에서는 통신업체들이 사업을 잘 하고 있어 당장 사업을 하는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 애널들이 일반적으로 예상하는 것과 다르게 반도체는 여전히 안좋다. 반도체는 오히려 적자 폭이 늘었다.

“반도체 특히 메모리 그리고 LCD는 시장 공급과 수요에 따라 시장 상황이 급변하는 사업이다. 현재로서는 아직도 메모리 사업은 공급초과인 상태다. LCD도 마찬가지다. 원래 우리가 기대했던 정상적인 이익을 내고 있지 못 한다고 봐야 한다. TV와 휴대폰이 잘하고 있지만 절대적으로 잘 하고 있다고 표현하기에는 조금 그렇다. DS쪽 시장 상황이 그만큼 어렵다고 평가해야 한다. 절대적인 숫자를 보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지만 경쟁사와의 비교수치를 보면 어떻게 보면 반도체는 격차가 엄청나다. 경쟁력을 놓고 보면 메모리가 경쟁력은 첫 번째다. 두번째가 LCD다. 그 다음이 TV와 휴대폰이다. 절대적인 이익은 시황이 개선되면 좋아질 것이다. 지금 상황을 놓고 일반적으로 판단하는 것은 옳지 않다.”

- 휴대폰 TV 생활가전 등이 매우 좋았다. 그 원인 중 하나가 환율일 것이다. 실적개선에서 차지하는 환율 효과는 어느 정도인가.

“1분기에 발생된 환율에 따른 손익효과는 1200억~1300억원 정도로 생각한다. 시장에서 생각했던 만큼의 효과는 아니다. 비용절감 요인이 많다.”

- 시장에서는 가격상승국면을 보고 바닥에서 벗어났다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반도체와 LCD가 바닥을 쳤나.

“시장에서 예측치를 계속해서 모니터링하고 있다. 반도체에서 많은 분들이 메모리 시스템LSI 스토리지가 있다는 것을 잊어버리고 있다. 메모리가 어려우면서 시스템LSI가 많이 작용한다. 4분기에는 흑자를 냈고 1분기에는 타깃팅한 전자제품 비중이 줄면서 이익률이 하락했다. 메모리쪽에서 1분기 가격인상에 따른 손익개선이 시스템LSI에서는 하락해 전체적으로는 큰 변화가 없었다. 시스템LSI는 2분기 세트 수요 개선되면서 회복할 것으로 보인다. 메모리 LCD는 바닥에 가까이 왔다. 시각의 차이는 회복의 속도다. 우리는 회복이 점진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생각하는데 시장에서는 V자를 그리면서 빠르게 회복할 것으로 본다. 중요한 것은 회복이 얼마나 빨리 올 것이냐다.”

- 베트남에서 휴대폰 시험생산했다는 보도가 있었는데 목표 생산량과 비중은.

“올해 베트남 효과는 그렇게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당초 진출해 계획 세울 때에는 시장이 커지고 저가시장 주도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올해부터 많이 생산할 것으로 예상하지는 않았다. 2010년 하반기부터 물량을 많이 생산할 것이다. 휴대폰 비중은 작은 수준이라고 보면 된다.”

- 매출채권이 전년 동기 대비 늘어 5조대에 달한다. 이유는 뭔가.

“12월달 보면 시장수요가 점점 줄었다. 거꾸로 1분기에는 매출이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그래서 3분기와 4분기 매출 차이가 꽤 난다. 매출채권 증가 부분은 12월 숫자와 3월말 매출의 차이에서 보는 성장이라고 보면 된다. 이것을 특별히 줄일 필요는 없다. 정상적으로 은행에 매출채권을 매각하면서 하면 된다. 우려는 없다.”

- 원화로 환산하면 9% 증가인데 달러 기준으로 하면 역성장 아닌가. 반도체 부문 메모리 적자 확대됐는데 낸드 부문 적자는 감소했나. 영업이익 부분을 설명해달라.

“평균 5%의 원화 약세 발생해 4분기 대비 1분기 연결매출이 줄었다. 10% 안되는 성장인데 원화는 작년 1분기 대비 엄청나게 절하됐기 때문에 달러로 계산하면 성장률이 낮아질 것이다. 메모리 사업 이익률은 개선됐다. 얼마라고 하긴 어렵지만 이익률은 개선됐고 D램은 소폭개선했다. 많이 늘어난 부분은 낸드다. 1분기에 가격상승폭이 D램보다 훨씬 높아 낸드 수익률 개선이 훨씬 많았다.”

- 올해 환율전망은.

“환율은 예측하기 어렵다. 내부적으로 하반기 환율 1200원~1250원 정도 가지 않을까 하는 시각이 있다. 삼성경제연구소 발표를 보면 하반기 평균 1200원, 4분기는 1160원 정도로 이야기 하고 있는데 크게 틀리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회사에서 예상치를 정하지는 않는다. 환율은 측정하기 어려워 고정환율을 놓고 사업계획을 세우지 않는다. 다만 원화강세로 간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

- 투자계획은. 기업 인수합병(M&A) 통한 성장전략은.

“시설투자는 1분기 6000억원을 했다. 올해 1년 전체에 대한 시설투자는 확정된 바가 없어 말씀드릴 수 없다. 6000억원이라는 기준을 가지고 판단을 해야 한다. 투자가 필요한 상황이 오면 자금력이 확실해 필요에 따라 투자를 더 할 수 있다. M&A를 활발하게 하겠다고 생각하고 있는 부분은 없다. 내부적으로 회사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다양한 사업 M&A 가능성은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언제 어느 시점에 하겠다고 확정된 계획은 없다.”

김현예 기자 yea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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