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신규주문 감소속도 둔화.PMI 상승
IMF는 "유로존 경기회복 더딜 것" 경계


두 분기 연속 국내총생산(GDP)이 마이너스 성장함에 따라 작년 3분기에 '침체' 선언을 받았던 유로존(유로화 사용 16개국) 경제가 바닥에 근접한 것 아니냐는 낙관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급격히 줄어들던 산업 신규주문의 감소 속도가 둔화하고 기업활동 지표로 활용되는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소폭 반등하면서 이러한 낙관론이 힘을 얻는 형국이다.

23일 유럽연합(EU) 통계기관인 유로스타트(Eurostat)가 발표한 2월 산업 신규주문지수(계절요인 반영)는 1월의 83.7에서 0.6% 하락한 83.2였다.

유로존 산업 신규주문지수는 2007년 11월 135.7을 정점으로 한 뒤 소폭의 등락을 거듭하다가 작년 8월부터 7개월 연속 하락, 경기침체를 확인시키고 있지만, 수직 낙하에 '브레이크'가 걸리는 양상이다.

월간 7~8%씩 급락했던 지수는 올 1월 약 2%, 2월에는 0%대의 하락률을 기록함으로써 경기침체 속도가 둔화하면서 바닥에 근접한 것 아니냐는 조심스러운 낙관론에 힘을 실었다.

산업 신규주문지수는 수요자에게 미래 인도될 상품과 서비스의 가치를 나타냄으로써 미래 실물경제 활동 정도를 예측할 수 있는 지표로 활용된다는 점에서 이러한 낙관적 관측이 무리는 아니다.

더욱이 23일에는 조사기관 마르키트도 4월 유로존 PMI를 발표했는데 이 결과 역시 '청신호'로 해석된다.

마르키트에 따르면 이달 유로존 PMI는 지난달(38.3)보다 2.2포인트 상승한 40.5로 잠정 집계된 것.
여전히 50을 밑도는 수치지만 6개월 만에 최고치이자 사전에 이코노미스트들이 예측했던 39를 뛰어넘어 40을 상회한 데서 경기가 바닥에 근접했다는 낙관론에 불을 지폈다.

하지만, 유로존 경제가 바닥을 치려면 아직 멀었다는 경계론도 만만찮다.

22일 국제통화기금(IMF)이 내놓은 세계 경제전망보고서에 따르면 유로존 경제성장률은 올해 -4.2%로 미국의 -2.8%보다도 위축 정도가 크고 미국 경제가 내년 위축을 멈추는 반면, 유로존은 내년에도 마이너스 성장을 계속할 것으로 예상됐다.

유로존 경제 대국 가운데 프랑스만 내년에 플러스 성장으로 돌아설 뿐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 등이 모두 내년까지 마이너스 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유로존 경제회복도 2011년에야 바라볼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 산업 신규주문 감소 속도가 둔화하고 PMI가 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는 소식에도 불구하고 이날 유럽 주요 증시가 일제히 하락한 점을 보더라도 유럽 경제, 특히 유로존 경제는 당분간 '깊은 터널'에 머무를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브뤼셀연합뉴스) 김영묵 특파원 econom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