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모시 가이트너 미국 재무장관이 최근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한 통의 편지를 보냈다. 지난 21일 G20(주요 20개국)정상회의 실무준비팀인 'G20기획단'에 들어온 한 통의 팩스는 "친애하는 윤 장관에게"(Dear Minister Yoon)로 시작된다.

발신인은 가이트너 장관.그는 "24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열리는 특별 G20 재무장관회의에 윤 장관이 차기 G20 정상회의에서 어떤 점을 주요 의제로 삼을 것인지를 말씀해 줬으면 한다"고 요청했다. 또 G20 재무장관회의에서 첫 번째 주제연설을 윤 장관이 맡아줄 것도 당부했다.

재정부는 그동안 미국 재무부와 공문서를 통해 의견을 교환해왔지만 편지 형식의 문서를 팩스로 받은 적은 없었다는 점에서 이례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재정부 관계자는 "한국이 G20 공동의장국을 맡는 등 국제적 위상이 그만큼 높아진 것 아니겠느냐"며 "미국 재무장관이 한국 재정부 장관의 성을 친근하게 부르는 것도 없었던 일"이라고 전했다.

편지를 받은 윤 장관은 흡족해하면서도 추가경정예산안 처리 등 국회 일정 때문에 G20 재무장관회의에 직접 참석하지 못하는 점을 안타까워한 것으로 알려졌다. 26일까지 열리는 G20 재무장관회의에는 허경욱 재정부 1차관이 대신 참석한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