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남부 조지아주의 한 소도시가 올해 말 기아자동차 공장 가동을 앞두고 지역경제 회복의 기대감에 부풀어 있다고 뉴욕 타임스(NYT) 인터넷판이 22일 보도했다. 조지아와 앨라배마주 경계에 위치한 인구 3500명이 채 되지 않는 소도시 웨스트포인트 주민들에게 기아자동차 공장은 '하늘이 준(heaven-sent)' 희망이라는 것.

NYT에 따르면 인근 트루프 카운티에 기아자동차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소렌토를 생산하는 북미지역 첫 공장이 들어서기로 하면서 웨스트포인트 곳곳에서 경기 회복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한 자동차 용품점의 사업 규모는 지난해에 비해 70%나 커졌으며,레스토랑 '로저 바비큐'는 손님이 꾸준히 늘면서 나무바닥을 새로 깔았다.

웨스트포인트는 주산업이던 방직업이 1990년대 들어 쇠퇴하면서 경제가 밑바닥까지 추락했다. 이런 상황에서 3년 전 기아자동차 공장 설립 계약이 타결되자 주민들은 교회로 달려가 종을 울리고 마당에 "기아자동차를 보내주신 예수여 감사합니다"라고 적힌 팻말(사진)을 세우기도 했다. 기아차 공장 건설을 위해 한국인들이 들어오면서 마을 중심가의 피자헛 매장은 한국식 불고기집으로 바뀌기도 했다.

기아자동차 공장은 지금까지 500명을 고용했으며,향후 2500명까지 늘릴 예정이다. 하청업체의 신규 고용도 7500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식당과 호텔 등 다른 업종에서도 수천개의 일자리가 새로 생겨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미국 남부지역 주정부들은 저렴한 노동력과 무(無)노조 정책 등 다양한 인센티브로 기아자동차와 같은 외국 자동차 회사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기아자동차도 4억달러 세금 감면 등의 혜택을 받았다. 드루 퍼거슨 웨스트포인트 시장은 "웨스트포인트는 긴 터널의 끝에서 빛이 반짝이는 곳"이라며 경기 회복에 대한 강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퍼거슨 시장은 벌써 기아 쏘렌토를 몰고 있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