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철강업체들이 열연강판 철근 등을 중국산보다 최대 30% 싼 가격으로 한국에 수출,국내 철강업계가 흔들리고 있다. 포스코 현대제철 등 관련 기업들은 일본 철강사의 덤핑 수출 공세가 공정무역의 틀을 깨고 국내 산업 전반에 심각한 피해를 준다고 판단,반덤핑 제소를 검토하고 있어 파장이 예상된다.

22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세계 5위 철강사인 JFE스틸 등 일부 일본 철강업체들이 지난해 t당 1000달러였던 대(對)한국 열연강판 수출 단가를 올해 초 470달러로 대폭 인하한 데 이어 이달 들어서는 420달러 수준으로 더 낮췄다. t당 630달러인 포스코와 현대제철의 열연강판 가격보다 30% 이상 싸며,품질 경쟁력이 떨어지는 중국산보다도 10% 이상 낮은 가격이다. 일본 철강업체들은 작년 t당 665달러였던 철근 값도 올 들어 482달러로 낮춘 데 이어 이달에는 478달러로 추가 인하했다. t당 661달러인 중국산보다 30%나 낮은 가격이다.

JFE스틸 등 일본 철강업체들은 자국의 공장 가동률을 유지하고 추가 감산을 막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덤핑 수출에 나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자금 사정이 좋지 않은 국내 냉연 및 건설업체 등 국내 수요처에 저가 철강재를 뿌려 판매시장을 확대하려는 계산도 깔려 있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일본산 덤핑 철강재로 인해 국내 철강시장은 정상적인 가격구조가 붕괴될 처지에 놓였다. 철강시장 잠식은 물론 국내 업체들의 추가 가격 인하 압력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 국내 철강재 수요가 향후 공급 물량보다 많아지면 일본 철강업체들이 가격을 대폭 높여 철강 관련 전 · 후방 산업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은 이에 따라 일본 철강업체들을 상대로 반덤핑 제소를 검토중이다. 철강협회 관계자는 "국내 시장의 피해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동시에 필요할 경우 반덤핑 제소 등 강력한 제재 방안까지 동원해야 한다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고 말했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