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라클.펩시.GSK..사업신뢰.시장회복 시사

미국의 정보기술(IT)전문 기업 오라클이 선마이크로시스템즈를 74억 달러에 인수하기로 한 것을 비롯 20일 하루 전 세계에서 3건, 총 270억 달러 규모의 대형 기업 인수합병(M&A) 거래가 발표되는 등 경기침체 국면에서 업계가 이합집산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소프트웨어 전문업체인 오라클이 이날 컴퓨터 서버업체인 선마이크로시스템즈를 74억 달러에 인수하기로 했다고 발표, 선마이크로의 주가가 37%나 급등했다.

선마이크로는 최근 IBM이 제안한 70억 달러 규모의 인수 제안을 거부한 뒤 독자생존의 길을 모색하다 74억 달러를 제시한 오라클과 통합에 전격 합의했다.

이와 함께 세계적 제약회사인 영국의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도 미국 피부의약품 전문 슈티펠 래보라토리즈를 36억 달러에 사들이기로 했다.

또 세계 제2의 청량음료 메이커인 미국의 펩시콜라는 펩시 보틀링 그룹 등 펩시제품 최대 규모 병입회사 2곳 주주지분 60억 달러어치를 현금과 주식 등을 통해 인수하겠다고 제의했다.

금융계에서는 이날의 M&A 거래와 관련 사업에 대한 기대와 신뢰, 기업인수를 위한 시장여건 등이 개선되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분석하면서 지지부진한 다른 M&A 추진건에도 자극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종전 부채 레버리지를 활용한 M&A 활성화 수준에 도달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고 영국의 경제전문 파이낸셜 타임스(FT)는 전했다.

이날 합의된 M&A 거래에서 현금 지불 예정액은 전체의 절반이상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술기업과 의약, 음료 등 여러 부문에 걸친 이번 대형 거래 움직임은 상대적으로 안정되고 현금흐름이 풍부한 제약부문에 집중됐던 1분기와는 다른 모습이라고 관계자들은 덧붙였다.

금년들어 현재까지 전세계의 M&A는 6천595억 달러로, 사상 최고 수준을 보였던 2007년 같은 기간 1조4천243억 달러는 물론 작년 동기보다 3분의1이 줄어 든 것이라고 금융정보 제공업체인 딜로직은 전했다.

올해의 경우 부실 은행에 대한 각국 정부의 구제금융이 많았던 금융부문의 M&A가 전체의 23%나 차지하면서 1천500억 달러에 달한 게 특징이다.

(서울=연합뉴스) bull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