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현지시간) 국제유가는 경기회복에 대한 우려로 원유 수요가 크게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과 달러화 강세 등의 영향으로 9% 가까이 하락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5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지난주 종가보다 4.45달러(8.8%) 하락한 배럴당 45.8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달 11일 이후 최저치이며, 하락폭 8.8%는 지난달 2일 이후 최대치다.

런던 ICE 선물시장의 5월 인도분 브렌트유도 지난주 종가보다 3.44달러(6.5%) 하락한 배럴당 49.91 달러에 거래됐다.

이날 유가 하락은 뱅크오브어메리카의 1.4분기 수익이 예상보다 좋았지만 신용손실 규모가 시장의 예상보다 컸다는 분석이 제기되면서 실적 호전에 대한 우려로 뉴욕증시가 큰 폭으로 하락하자 급락하기 시작했다.

또한 달러 가치가 이날 주요국 통화들에 대해 1개월래 최고치로 치솟은 것도 유가 하락을 견인했다.

이날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는 유로화에 대해 1유로당 1.2922달러에 거래돼 0.9% 가치가 상승했으며, 주요국 통화에 대한 달러 인덱스도 86.62를 기록해 0.8% 가치가 상승했다.

시티 퓨처스 퍼스펙티브의 팀 에반스 애널리스트는 "증시 약세와 달러화 강세가 매도를 조장하고 있으며 5월물 만료를 하루 앞둔 가격 인하 압력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그러나 미국의 원유 수요 하락과 지난 몇주간의 원유 재고량 급증 통계가 본질적인 문제라는 점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의 도미니크 스트라우스 칸 총재는 이날 국제 경제가 내년 상반기에나 회복되기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IMF는 내주에 세계 경제 성장 전망치를 하향 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5월 석유수출국기구(OPEC)회의를 앞두고 국제 에너지기구(IEA)는 OPEC 국가들이 추가 감산을 결정할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으며, 2010년까지 원유 수요가 회복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BNP 파리바의 애널리스트들은 올해 1.4분기에 배럴당 43달러였던 원유가가 2.4분기에 배럴당 평균 35달러까지 하락할 전망이며, 3.4분기에는 45달러선으로 회복되고 4.4분기에는 58달러로 오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금값은 이날 19.60달러(2.3%) 오른 온스당 887.50달러에 거래됐다.

(뉴욕연합뉴스) 김현재 특파원 kn020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