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무역전람회인 '캔톤 페어(광저우 교역회 · 廣州交易會)'가 19일 폐막됐다. 지난 15일부터 5일간 열린 이번 전람회는 예년과 달리 세계 교역 급감 영향으로 참가 기업들이 크게 줄었다. 하지만 한국 기업들은 상담과 계약이 급증해 역샌드위치의 경쟁력이 확인되고 있다는 평가다.

캔톤 페어는 봄가을에 한 번씩 광저우에서 열리는 수출입상품 전람회다. 잠실운동장 15개를 합한 것과 같은 연면적 126㎡의 세계 최대 전시장에서 열리며,전 세계 바이어들이 모여드는 중국 최대 무역행사다. 105회째인 이번 전람회엔 경제위기의 유탄을 맞아 예년 같은 열기는 나타나지 않았다. 미국이나 유럽의 바이어가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캔톤 페어를 앞두고 5~6배씩 올라가던 광저우 시내의 호텔방 값도 거의 제자리걸음이었다. 전람회 주최 측은 중국 기업에 부스 임대료를 깎아주는 고육책을 쓰기도 했지만 결국 작년 가을 전람회 때보다 237개사(1.06%) 줄어든 2만2104개사만이 부스를 설치했다.

이번 캔톤 페어의 또 다른 특징은 중동과 아프리카의 바이어가 크게 늘어났다는 것.중동을 비롯한 아시아에서 1만7923명의 바이어가,아프리카에서도 8700여명이 행사장을 찾았다. 중국 저장성 밸브업체인 쥐룽사 판매담당인 천징밍씨는 "부스를 찾은 바이어의 70%가 중동과 아프리카에서 온 사람들"이라고 전했다.

KOTRA 광저우사무소는 이번 캔톤 페어에 참여한 72개의 한국 기업들이 1억4300만달러 규모의 수출 상담과 6341만달러어치의 가계약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수출 상담 1억3200만달러,가계약 4981만달러에 비해 각각 8%,27% 증가한 것이다.

특히 경기침체로 전람회를 찾은 바이어가 7만8000여명으로 작년보다 6%가량 줄어든 상황에서 수출 계약이 늘어난 것은 제품 경쟁력에 비해 가격은 싸진 '역샌드위치 효과'란 분석이다.

개막날인 지난 15일 이곳에서 만난 한국 기업인들은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을 취하고 있었다.

쿠쿠전자 박문철 해외영업팀 과장은 "그동안엔 중국 업체와 가격 차이가 40%나 났지만 원화 약세로 이제 10% 선으로 좁혀져 경쟁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우레탄 완충기를 만드는 TTC우레탄완충기의 정문수 사장은 "부스를 2개로 늘려 참여했다"며 "대만 바이어가 찾아와 총판 계약을 맺게 해달라고 요청해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광저우=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