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 위험 없다".."시장경제에도 룰 필요"

세계 각국이 경제위기에서 탈출하기 위해서는 경기부양책보다 은행의 악성부채 제거가 더 중요하다고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지적했다.

스트로스-칸 총재는 20일자 독일 경제지 한델스블라트와 인터뷰에서 미국, 독일 등 세계 주요국의 정부가 은행의 부실을 정리하는 문제에 대해 "지나치게 느리게 대응하고 있다"면서 경기부양책을 통해 경제에 돈을 쏟아 붓는 것보다는 은행들이 악성자산을 없앨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독일 정부는 21일 금융기관 관계자들과 함께 회의를 열어 '배드뱅크(bad bank)' 도입 등 은행의 부실자산을 털어내기 위한 방안을 확정할 방침이다.

스트로스-칸 총재는 이어 세계 경제가 내년 하반기까지는 회복세를 보이기 어려울 것이라면서 따라서 대규모 경기부양책에도 불구하고 인플레이션이 발생할 위험은 크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는 "단기적으로 인플레이션 위험은 제로에 가깝다"면서 "오히려 경제성장에 상당한 영향을 줄 수 있는 디플레이션이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금융위기로 시장경제와 관련된 생각에 근본적 수정이 이뤄지고 있다면서 "시장경제의 종말이라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시장이 스스로 규율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 사라진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시장 경제에도 룰이 필요하다는 단순한 생각이 최소한 지난 10년간은 망각됐었다"고 덧붙였다.

(베를린연합뉴스) 김경석 특파원 ks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