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그동안 미국 경기 회복에 조심스런 입장을 보였던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경기 바닥론을 제기하고 나섰다.미국 고위 경제 당국자들은 18일 미국 경제의 최악 침체국면이 이미 끝났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확인했다.

도널드 콘 FRB 부의장과 윌리엄 더들리 뉴욕연방은행 총재는 18일 내슈빌 벤더빌트대 컨퍼런스에서 “미국 경제가 최악의 침체 국면에서 벗어났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이는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FRB가 여전히 취약한 금융시장 여건과 해외 시장의 위축으로 경기하강 위험이 크다고 진단했던 데 비해 한층 낙관적인 경기 전망으로 볼 수 있다.

콘 부의장은 현 경기침체가 전세계에 걸쳐 일어나고 있어 국제공조가 필요하다고 전제한 뒤,“미 중앙은행의 신용시장 해빙과 경기회복 노력이 점진적인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고 말했다.폴 볼커 미국 백악관 경제회복자문위원회 위원장도 급락하던 미국 경제가 아주 느리고 완만하게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폴 크루그먼 프린스턴대 교수는 경제회복 기대가 시기상조임을 강조했다.크루그먼은 상황이 아직도 악화되고 있다며 10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산업생산, 부진한 주택착공 실적, 압류주택 건수 증가 등을 사례로 들었다.특히 경기침체가 종료된 이후에도 실업률은 한동안 상승세를 지속할 수 있다며 미국 실업률이 2010년까지 계속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오바마 대통령이 최근 조지타운대에서 “경제가 아직은 어렵지만 희망의 빛이 보이기 시작했다”며 희망론에 불을 지핀데 이어 벤 버냉키 FRB 의장도 ”가파르게 진행됐던 경기하강의 속도가 완만해지고 있다“고 발언한 데 대한 반박이다.

뉴욕=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