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현지시간) 국제유가는 시티그룹과 제너럴 일렉트릭의 실적 호전 발표, 미국의 소비심리 개선, 중국의 석유수요 증가 관측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소폭 상승했다.

그러나 지난주 원유 재고량이 19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고, 달러화가 여전히 강세를 보이고 있어 유가는 당분간 50달러선 언저리를 맴돌 것으로 관측된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5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날 종가보다 35센트(0.7%) 오른 배럴당 50.33 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런던 ICE 선물시장의 5월 인도분 브렌트유도 전날 종가보다 20센트(0.4%) 오른 배럴당 53.26 달러에 거래됐다.

이번주 WTI는 미 에너지부가 15일 지난주 원유 재고량이 567만배럴 증가한 3억6천670만 배럴을 기록해 1990년 이후 19년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고 발표하고, 국제에너지기구 등의 잇따른 석유수요 둔화 전망에 대한 보고들로 인해 3.7% 하락했다.

이는 두 달만에 가장 높은 주간 하락률이다.

이날 유가는 시티그룹이 1.4분기 15억9천만달러의 순익을 냈고 우선주 배당금 지급 후로는 9억6천600만달러(주당 18센트)의 손실을 기록해 전문가들의 예상치를 넘은 호조를 보였고, GE도 순익이 28억3천만달러(주당 26센트)를 기록, 작년 같은 기간의 43억5천만달러(주당 43센트)보다 36% 감소했다고 발표하는 등 기업실적이 예상보다 좋게 나온 영향 등으로 상승세를 보였다.

지난달 중국 정유시설 가동률이 5개월만에 처음으로 상승한 것도 유가 상승을 견인했다.

중국마케팅리서치사는 중국 정유사들의 3월 정유 처리율이 1년전 같은 기간에 비해 0.7% 증가했다고 밝혔다.

알라론 트레이딩의 필 플린 수석 트레이더는 블룸버그에 "중국의 정유 처리율이 높아진 것은 중국 정부의 경기부양책으로 석유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는 반증"이라면서 "달러 강세가 이어지고 있고, 뉴욕 증시가 실적호전에도 크게 반등하지 않은 상황에서 유가가 오른 것은 매우 인상적"이라고 말했다.

이날 발표된 로이터.미시간대의 4월 소비자 신뢰지수 예비치는 61.9를 기록해 전달의 57.3에 이어 2개월째 상승했다.

이는 미국의 소비 심리가 지난해 9월 리먼브러더스 파산보호 신청으로 인한 금융위기 이후 점차 개선되고 있음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한편 6월물 금값은 11.90달러(1.4%) 하락한 온스당 867.90달러에 마감됐다.

(뉴욕연합뉴스) 김현재 특파원 kn020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