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한 파생거래 등으로 혼쭐이 난 월가 투자은행들이 다시 '기본'으로 돌아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14일 월가 은행들이 채권과 외환거래 등 1970~1980년대 주수익원이던 '평범한' 금융상품에서 돈을 벌어들이고 있다고 전했다. 월지는 이를 "뉴 월스트리트(New Wall Street)가 올드 스쿨(old school)로 간다"고 표현했다.

이 같은 경향은 월가 투자은행들의 실적 발표에서 잘 드러난다. 전날 예상을 뛰어넘는 18억1000달러(주당 3.39달러)의 1분기 실적을 발표한 골드만삭스는 전체 매출 94억달러 가운데 채권 · 통화 · 원자재(FICC) 부문 매출이 65억달러로 사상 최대였다.

16일 1분기 실적을 내놓는 JP모건체이스는 앞서 2월 말에 채권 등 금리 관련 수입이 전년 동기 대비 60% 급증했다고 밝혔다. 이는 연체와 디폴트(채무불이행)로 애를 먹고 있는 신용카드 부문의 부진을 상쇄하는 데 도움이 되고 있다. JP모건체이스는 1분기 14억6000만달러의 순이익을 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월지는 미 정부의 막대한 국채 발행으로 채권 거래가 늘고,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등 중앙은행들의 잦은 정책 발표로 금리와 환율 변동폭이 커지면서 매수 · 매도 호가 간 차이(스프레드)가 벌어진 것이 투자은행들의 이익증가에 일조했다고 전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지난 6개월간 채권의 호가 스프레드는 0.19%로 두 배나 확대됐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