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중앙은행(RBA)이 실업률 급등을 감안해 기준금리를 추가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RBA가 재정지출에 나선 정부와 공조해 부동산담보대출(모기지) 금리 인하를 통해 가계의 상환부담을 줄여 소비를 진작시키는 방법으로 경기부양에 나설 것이라는 예상 때문이다.

그러나 주요 시중은행들은 기준금리가 추가 인하된다고 하더라도 모기지 금리 등 대출금리를 더이상 내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 소비자들이 실질적인 혜택을 볼지는 미지수다.

이코노미스트들은 불과 1년사이 실업률이 3.9%에서 5.7%로 전 례없이 빠른 속도로 급등했으며 이런 추세대로라면 내년말까지는 10.0%까지 치솟을 것으로 예상했다고 일간 헤럴드선이 13일 보도했다.

이에 따라 RBA가 3.0%인 현행 기준금리를 보다 공격적으로 인하해 올해말까지 2.0% 또는 그 이하로 낮출 것이라고 이코노미스트들은 예상했다.

이에 앞서 RBA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본격화한 지난해 9 월이후 이달까지 모두 6차례 기준금리를 하향 조정해 7.25%였던 기준금리를 3.0%까지 4.25% 포인트 낮췄다.

맥쿼리그룹 금리담당 스트레티지스트 로리 로버트슨은 "실업자수 급증이 RBA 이사회에 금리 인하 압박을 지속적으로 가할 것" 이라며 "실업률 급등을 감안해 RBA가 기준금리를 최종적으로 2.0% 또는 그 이하까지 가져갈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3월 실업률은 2004년이후 가장 높은 5.7%를 기록했다.

이는 전달에 비해 0.5% 포인트 상승한 것 으로 상승 수준은 1991년 이후 월간기준으로 가장 높았다.

TD증권 책임 스트레티지스트 애너트 비처는 "올해 실업률 전망치를 종전 7.5%에서 7.8%로 상향조정했다"며 "호주 정부의 2차례 경기부양책과 RBA의 기준금리 공격적 인하가 경제성장에 별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 이코노미스트들은 RBA가 지난 7일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낮춰 50년만에 최저치로 가져갔기 때문에 다음달 또다시 기준금리를 내리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한편 호주 4대 시중은행들은 해외 자금조달금리가 여전히 높은 상태이기 때문에 RBA가 기준금리를 낮춘다고 하더라도 모기지 금리 등 각종 대출금리를 추가로 하향 조정하기가 어렵다는 입장이다.

(시드니연합뉴스) 이경욱 특파원 kyungl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