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제일은행 노사가 은행권 최초로 올해 임단협을 타결했지만 일자리 나누기 방안 등이 빠져 있어 고통분담을 외면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9일 은행권에 따르면 SC제일은행 노사는 최근 노동중재위원회의 중재를 받아들여 임단협을 타결했다.

SC제일은행 노사는 2008년과 2009년 임금을 동결하고 현재 5일인 재충전 휴가를 7일로 확대하기로 했다.

그러나 연차 휴가 촉진이나 초임 삭감 등을 통한 일자리 나누기 등 은행권 공동임금단체협상(공단협)에서 논의되고 있는 사안은 제외돼 고통분담을 외면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최근 공단협에서 금융권 노사는 기존 직원에 대해 3~5일 정도의 연차 휴가 사용을 촉진해 일자리 마련을 위한 자금을 확보하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또 채용 확대를 위해 초임 20% 삭감 또는 신입 직원에게 1년 수습기간 동안 정상급여의 80% 이상을 지급하는 안을 놓고 논의하고 있다.

금융 공기업들은 정부의 가이드라인에 따라 기존 직원의 임금 삭감은 물론 인원 감축까지 추진해야 하는 실정이어서 SC제일은행의 조치가 앞으로 노사 협상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SC제일은행은 은행권이 합의해 이달부터 시행하는 영업시간 변경에도 동참하지 않고 있어 돌출 행동이 잦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SC제일은행이 초임삭감 등을 외면하면서 앞으로 은행권 공단협에 부담될 수 있다"며 "공단협에서 제외됐지만 은행권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무시하고 미꾸라지처럼 행동하면 은행권 공동의 발전을 저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SC제일은행 노조 관계자는 "지난해 다른 은행들이 지급한 특별 시간외 수당을 받지 않기로 했기 때문에 실질적인 임금동결"이라며 "2006년부터 5년간 200명씩 총 1천명을 채용하고 있기 때문에 초임삭감 등은 포함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최현석 기자 harris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