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자동차 시장이 앞으로 포드 대 아시아업체 간 '양극체제'로 재편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미 경제주간지 배런스는 최근호(4월6일자)에서 "GM과 크라이슬러가 축소되거나 사라지고 그 빈 자리를 포드와 아시아업체가 채울 것"이라며 "최대 수혜자는 도요타,두 번째는 현대자동차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미 '빅3' 자동차업체 중 유일하게 정부 지원을 요청하지 않은 포드는 최근 부채를 258억달러에서 159억달러로 38% 줄이는 등 자구노력에 힘입어 생존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달 포드의 북미 신차 판매가 전년 동기 대비 41% 줄어드는 등 위기에서 완전히 벗어난 건 아니지만 시장에선 GM이나 크라이슬러보다 생존에 유리한 조건이라는 평가다.

반면 GM과 크라이슬러는 회생 여부가 불투명하다. 백악관이 제시한 60일간의 유예기간에 맞춰 추가 구조조정 방안 마련에 고심하고 있는 GM은 최근 파산보호(기업회생 절차) 신청 쪽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프리츠 헨더슨 GM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부분 파산도 가능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GM은 채권단과 노조의 반대로 출자전환을 통한 부채탕감도 쉽지 않다. 경쟁력 있는 브랜드만 모은 '굿GM'만 살리고 나머지를 파산시키는 방안이 유력하지만 북미 점유율 축소는 불가피하다. 존 머피 메릴린치 애널리스트는 "GM이 파산보호를 신청하면 조직의 3분의 1이 축소돼 생산능력과 판매망은 절반으로 줄어들 것"으로 분석했다.

이탈리아 피아트와 제휴를 추진 중인 크라이슬러는 제휴에 실패할 경우 파산보호보다 강력한 회사 청산 가능성도 있다고 배런스는 전했다.

배런스는 대신 연비효율이 높은 하이브리드카와 소형차 기술에서 앞선 도요타 현대 혼다 닛산 등 아시아 업체의 약진을 내다봤다.

시장조사업체인 오토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북미에서 15.9%였던 도요타의 시장점유율은 2014년 21%로 상승하고,현대도 같은 기간 2.7%에서 5.0%로 두 배가량 뛸 것으로 예상된다.

포드는 2014년 18%의 점유율로 '빅3'의 명맥을 이을 것이란 관측이다. 배런스는 특히 현대가 소형차 위주의 라인업과 한국의 저렴한 노동력을 바탕으로 경쟁력을 크게 높일 것으로 분석했다.

김미희 기자 iciic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