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력 있는 외국인 고용을 금지하는 새 노동법안은 보호주의적이고 자기파괴적이다. "

로이드 블랭크페인 골드만삭스 최고경영자(CEO)는 7일 워싱턴에서 열린 기관투자가협의회 연례 모임에서 "정부 구제금융을 받은 금융회사가 외국인을 채용하는 것을 제한하면 금융권의 유능한 인재 확보를 가로막아 경쟁력을 떨어뜨릴 것"이라며 정부 정책을 맹렬히 비난했다.

미국 정부는 금융사에 구제금융을 지원하면서 자국민 고용안정 차원에서 이들 기업의 외국인 채용을 제한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블랭크페인 CEO는 "골드만삭스 미국 본사에는 H1비자(취업비자)를 받은 200여명의 외국인 직원이 근무하고 있고,해외 지점에는 2000여명의 미국인이 나가 있다"며 "미국에서 이 같은 차별적 고용법을 시행하면 미국인들도 외국 정부로부터 '복수의 타깃'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이 같은 법안은 지극히 포퓰리즘적"이라며 "의회가 월스트리트에 성난 대중들을 달래기 위한 미봉책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실제 지난달 뱅크오브아메리카(BOA)에선 미 MBA를 졸업한 외국인 학생의 고용을 취소한 사례가 나타났다.

블랭크페인 CEO는 금융권의 임원 보수 체계도 대수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임원 보수가 회사를 위험에 빠뜨릴 만큼 과도해선 안 된다"며 "금융업계의 연봉 책정을 위한 업무평가를 장기간에 걸쳐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해 골드만삭스가 정부에서 100억달러의 구제금융을 받음에 따라 자신은 작년에 보너스를 받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2007년엔 7000만달러의 보너스를 받았다. 이날 블랭크페인은 "당신도 엄청난 보상을 받은 부도덕한 CEO가 아니냐"는 시위대의 공격을 받기도 했다.

김미희 기자 iciic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