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살 엠파이어 스테이트 '그린빌딩'으로 회춘
올해로 78년 된 미국의 상징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이 21세기형 친환경 건물로 거듭난다.

로이터와 블룸버그통신,BBC방송 등에 따르면 뉴욕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은 6일 건물 소모 에너지를 38% 줄이는 것을 목표로 대대적인 내부 수리작업에 들어갔다. 블룸버그 등은 이번 '그린' 개조작업이 끝나면 에너지 사용을 3분의 1 이상 줄여 연간 440만달러를 절약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한 세기 동안 뉴욕의 마천루를 상징해왔던 이 건물은 102층의 6500개 창문 모두에 특수 필름을 입히고 보온재 등을 강화해 21세기형 건물로 새단장된다. 조명과 환기시설,냉수 시스템 등도 개선된다. 특히 창문에 특수 필름을 3중으로 덧붙여 여름에는 열보존량이 줄어 시원하고,겨울에는 열손실을 줄이는 효과를 볼 수 있게 된다. 각종 첨단 센서들로 무장한 절전 시설과 대용량 첨단 환기 시스템도 건물을 '회춘'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 함께 건물 관리자들이 에너지를 사용할 곳과 필요량 등을 온라인으로 원격 감시하는 시스템도 구축된다.

빌딩 측은 미 그린빌딩협회로부터 친환경 건물 인증인 '리드(LEED)'의 골드 등급을 받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이처럼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을 녹색으로 단장하는 데는 5년간 총 1억달러(약 1322억원)가량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퇴임 후 환경운동을 강조하고 있는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 주도하는 '기후변화 이니셔티브재단'이 기금 조성에 참여했고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시장 등도 동참했다. 클린턴 전 대통령과 블룸버그 뉴욕시장은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은 세계 다른 빌딩들이 따를 변화의 모델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78살 엠파이어 스테이트 '그린빌딩'으로 회춘
1929년 착공,18개월 만에 완공된 102층짜리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은 1970년 뉴욕에 세계무역센터 건물이 들어서기 전까지 세계에서 가장 높은 건물로 명성을 날렸다. 영화 '킹콩'과 '슈퍼맨'의 무대가 되고 뉴욕 관광 필수 코스가 되는 등 미국과 뉴욕의 상징으로 자리잡았다.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 소유주인 앤서니 멀킨은 "지어진 지 78년이나 된 낡은 빌딩을 다른 최신식 젊은 마천루들과 경쟁할 수 있는 새로운 건물로 거듭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천문학적인 공사비가 소요되지만 친환경 건물로 변신하면 대형 기업을 유치,더 많은 임대료 수입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온실가스 배출 감소를 위해선 하루 1만3000여명이 이용하는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 같은 오래된 건물을 친환경적으로 바꾸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미 그린빌딩협회에 따르면 미국 내 빌딩들은 전기 소모의 72%와 온실가스 배출의 38%를 차지하고 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