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350곳으로 2000년 이후 최다..작년 동기의 5.6배

올해 들어 임금협상을 끝낸 100인 이상 사업장 10곳 중 4곳이 임금을 동결하거나 삭감하는 등 임금 동결ㆍ삭감 사업장이 외환위기 때를 제외하고는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동부는 100인 이상 사업장 6천781곳 가운데 지난 3월 말까지 임금교섭을 타결한 837곳을 조사한 결과 임금을 동결ㆍ삭감한 사업장이 350곳에 달했다고 6일 밝혔다.

3월 말을 기준으로 한 연도별 임금 동결ㆍ삭감 사업장 수는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455개, 1999년 353개를 기록했다가 2000년 70개로 떨어진 뒤 해마다 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다가 올들어 갑자기 증가했다.

올해 3월 말 현재 임금 동결ㆍ삭감 사업장은 타결사업장의 41.8%를 차지했고, 작년 같은 시기(62곳, 전체 10.9%)에 비해 무려 4.6배 증가했다.

동결 사업장은 299곳(35.7%), 삭감 사업장은 51곳(6.1%)으로 나타나 작년 동기의 동결 55곳(9.6%) 및 삭감 7곳(1.2%)과 대비됐다.

또 협약임금의 평균 인상률은 1.8%로, 외환위기가 지속했던 1998년(-2.4%)과 1999년(-0.3%) 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노조가 있는 사업장의 인상률이 노조가 없는 사업장보다 낮은 현상도 나타났다.

노조가 있는 사업장의 평균 인상률은 1.1%로 조사된 반면, 노조가 없는 사업장의 인상률은 2.3%로 1.2% 포인트 높았다.

임금동결ㆍ삭감 비율은 노조가 있는 사업장(41.9%)과 없는 사업장(41.8%)이 비슷했다.

협약임금 인상률은 노사가 협약으로 정하는 사전 인상률로, 정액급여와 고정상여금이 포함되지만 승진에 따른 인상분과 초과급여, 특별상여금이 제외돼 근로기준법상 모든 임금을 말하는 명목임금 상승률과는 다르다.

임금교섭이 타결된 사업장의 비율은 12.3%로 임금교섭 타결률을 조사하기 시작한 1997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해 임금교섭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올해 3월 말 현재 노사화합을 선언한 사업장 수는 481건으로, 작년 같은 시기의 150건에 비해 2.2배 늘었으나 노사분규 발생 건수는 10건으로 작년 동기(13건)보다 조금 줄었다.

노동부 관계자는 "지난 2월23일 노사민정 합의가 도출된 이후 산업현장 전반에 걸쳐 위기를 극복하려는 양보교섭과 상생의 노력이 확산하고 있다"며 "이 같은 분위기가 각종 조사에서 역력히 드러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jangj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