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달 31일부터 시작된 3박5일간의 영국 방문기간 `경제'와 `안보' 측면에서 적지 않은 성과를 거뒀다.

경제적 관점에서 보면 2일 개최된 G20 금융정상회의에서 보호무역주의 배격을 위한 구체적인 실천과제를 도출해 내는데 주도적 역할을 하며 한국의 위상을 한 단계 끌어올렸고, 안보적 차원에선 미국과 중국, 일본 등 주요국 정상들과의 양자회담을 통해 북한의 미사일 발사 위협에 대한 국제사회의 확실한 공조를 이끌어 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대통령 개인 입장에선 글로벌 지도자로서의 이미지를 세계무대에 다시한번 확실하게 각인시켰다는 의미도 안고 있다.

특히 이번 정상회의에서 우리나라는 영국, 브라질과 함께 G20 정상회의 의장국단을 맡아 처음부터 끝까지 논의를 주도했다는 점에서 이 대통령의 행보는 더욱 주목을 받았다.

먼저 이 대통령은 G20회의 연설, 각국 정상들과의 양자회담, 외신인터뷰를 통해 보호무역주의 배격, 부실채권 처리, 재정지출 확대를 통한 거시경제정책 공조, 신흥국가에 대한 유동성 확대 필요성 등을 일관되게 역설함으로써 참가국 정상들로부터 호응을 얻었다.

부실채권 처리 문제와 관련, 이 대통령은 지난 1990년대 말 외환위기 당시 우리 정부의 부실채권 정리 경험과 최근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의 자본금 확대를 통한 은행채권 매입 조치 등을 소개하며 논의를 주도해 국제사회에 깊은 인상을 남겼다고 청와대는 전했다.

이런 노력 덕분인지 `스탠드 스틸 '(Stand-still.새 무역장벽 금지) 이행 여부 분기별 점검, 재정지출 동시확대, 부실채권 정리, 신흥국가에 대한 유동성 확대 및 무역금융 지원 등 이 대통령이 주창했던 내용 가운데 상당수가 정상선언문에 그대로 반영됐다.

이 대통령 스스로 "이번 G20 정상회의는 아주 성공적이었다"고 자평했고, 사공일 대통령 경제특보는 "합의문에 우리의 주장이 많이 포함된 편"이라고 설명했다.

G20 정상회의를 전후로 가진 미국, 중국, 일본, 영국, 호주 정상과의 양자회담도 의미 있는 자리였다.

정상들과의 개인적 친분을 다지는 기회가 된 동시에 국제사회의 최대 이슈로 부상한 북한의 로켓 발사 문제와 관련, 국제사회의 공조를 확인하는 계기가 됐기 때문이다.

특히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의 첫 정상회담에서 굳건한 한미동맹을 재확인하고, 대북정책 전반을 조율한 것은 최대 성과 중 하나로 꼽힌다.

두 정상은 첫 만남에서부터 `우의'를 과시하며 한미동맹과 북한 미사일 문제,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글로벌 경제위기 극복, 아프가니스탄.파키스탄 지원문제 등 양자 간 또는 국제사회의 주요 현안에 대해 생산적인 대화를 나눴다.

청와대 관계자는 3일 "이번 런던 방문은 여러모로 각별한 의미가 있었다"면서 "경제위기와 관련해 이 대통령은 선진국과 신흥국의 중간자적 입장에서 조율을 했고, 북한의 미사일 발사 위협에 대해선 우방 및 국제사회의 엄정대처 의지를 재확인하는 계기로 삼았다"고 말했다.

(런던연합뉴스) 황정욱 심인성 기자 hjw@yna.co.krsim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