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2일 한 · 미 자유무역협정(FTA) 진전을 위해 상호 협력키로 했다. 반면 한 · EU FTA 협상은 쟁점이 돼 온 관세환급에 대해 이견을 좁히지 못해 최종 타결에 실패했다.

이 대통령과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가 열린 런던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한 · 미 FTA가 두 나라에 상호 이익을 가져올 수 있다"며 이같이 의견을 모았다고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이는 오바마 대통령과 미 행정부의 고위관료들이 그동안 자동차 개방에 불만을 표시하면서 '재협상'을 고수해왔던 데서 유연한 쪽으로 입장을 바꾼 것으로 해석돼 향후 논의에 가속도가 붙을지 주목된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 대통령이 양국 FTA에 대해 많은 노력을 기울인 것을 알고 있다"며 "이 문제를 진전시키려는 강한 의지를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한 · 미 FTA는 양국 간 경제적 관점에서 뿐만 아니라 동맹관계 강화 측면에서도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한편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과 캐서린 애슈턴 EU 통상담당 집행위원은 이날 메리어트 카운티홀 호텔에서 협상을 벌였으나 EU 측이 관세환급 금지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아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우리 측은 상품을 수출할 목적으로 원재료와 중간재를 수입한 경우 나중에 관세를 돌려주는 환급은 세계무역기구(WTO) 등에서도 보장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EU를 설득했으나 동의를 얻지 못했다.

양측은 공동 언론 발표문을 통해 "관세환급 문제에 대한 절충안 마련을 위해 가능한 방안들을 모두 검토했으나 양측의 입장 차이가 좁혀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양측은 이에 따라 회담 결과를 내부적으로 보고하고 최종 타결을 위한 지침을 받기로 했다.

이에 앞서 양측은 서울에서 열린 지난 8차 협상에서 공산품 및 농산물 관세철폐,서비스,기술표준,지식재산권 등 대부분 쟁점에서 협상단 차원에서 잠정 합의했다. EU는 2007년 국내총생산(GDP)이 16조9000억달러로 미국(13조8000억달러)보다 큰 시장이다.

런던=홍영식/류시훈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