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의 대형 은행들이 신용경색의 영향으로 사업을 축소하자 아시아의 은행들이 그 자리를 메우며 세력확대를 노리고 있다고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IHT)이 2일 보도했다.

영국에서 출발했지만 아시아에 주력하는 은행인 스탠더드 차타드와 HSBS는 제휴를 통해 아시아에서의 융자, 무역 금융, 신디케이트론 사업을 확장할 전망이다.

싱가포르의 DBS 그룹과 유나이티드 오버시즈 뱅크, 호주의 오스트레일리아 앤드 뉴질랜드 뱅킹 그룹(ANZ)도 그간 서양 은행들이 휩쓸었던 대형법인 융자 사업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이 같은 움직임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영업망을 넓히며 막대한 수익을 올렸던 서양의 대형 은행들이 금융위기 이후 사업을 축소한 데 따라 생긴 공백을 선점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영국의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는 작년 아ㆍ태 지역 9위의 프로젝트 파이낸스 주관은행으로 등극할 만큼 공격적인 사업을 펼쳤었지만 부실 대출 증가로 경영난에 빠지게 되자 최근 정부의 구제금융을 받고 이 지역 지점들을 매각하고 있다.

미국의 씨티그룹도 최근 자금 지원을 대준 정부의 눈치를 보느라 아시아의 투자은행과 상업은행을 합치는 등 사업을 축소하고 있다.

씨티그룹은 일본 4위의 신디케이트 론 주관업체이지만 작년 40% 감소한 실적을 내놓았다고 톰슨-로이터가 밝혔다.

그러나 아시아 은행들이 서양 은행들의 실패를 타산지석 삼아 무작정 시장 점유율 높이기에만 혈안이 돼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맥쿼리 캐피털 증권 일본 지사의 이스마엘 필리 애널리스트는 "해외 대출이 늘어나면 불량 대출이 늘어날 위험도 증가한다"며 사업을 확장하려는 아시아 은행들에 주의를 당부했다.

(서울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abbi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