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유럽 국가 몰도바에서 러시아산(産) 천연가스 수송관이 폭발해 터키 등 발칸 지역에 대한 가스 공급이 차질을 빚고 있다.

몰도바의 가스공급회사인 티라스폴트란스가즈는 1일 "이날 오전 5시35분(현지시간) 트란즈니스트에서 가스관이 폭발했다"면서 "폭발 이후 발칸 지역으로 수송되는 러시아산 가스 공급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이 파이프라인은 우크라이나-몰도바-루마니아-불가리아-터키 서부 이스마일 등으로 이어지는 러시아 천연가스 수송관으로 불가리아와 루마니아의 가스 수요 대부분과 터키 일부 지역의 수요를 충당한다.

우크라이나 국영 가스회사인 나프토가즈 대변인은 AFP 통신에 "가스 폭발로 발칸 지역에 대한 가스 공급량이 하루 4천만㎥에서 2천400만㎥로 40%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이 대변인은 발칸 지역에 공급되는 가스관은 모두 3개 라인으로 이중 1개 라인이 폭발의 영향을 받은 것이라며 현재 다른 2개 라인을 통해 공급량을 늘리려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터키의 국영 가스관 운영회사인 보타스 관계자는 사고가 발생한 가스관을 통한 공급이 완전히 중단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가즈프롬은 터키로 연결되는 '블루 스트림' 가스관을 통해 공급을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불가리아의 국영 가스회사인 불가가즈의 디미타르 고고프 최고경영자(CEO)는 폭발 사고 이후 대체 파이프라인을 통해 가스를 공급받고 있다고 밝혔다.

고고프 CEO는 "현재 가스 공급량이 줄어들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또 루마니아의 국영 가스회사인 트란스가즈 관계자는 가스 소비량이 적기 때문에 이번 폭발로 영향을 받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사고가 발생한 트란즈니스트가 1990년 내전 이후 반체제 성향을 보인 지역인 탓에 폭발에 의한 테러 가능성이 제기됐으나 몰도바 정부 대변인은 "가스 폭발이 테러 때문이라는 얘기는 없다"고 말했다.

몰도바 경찰도 가스관이 30년 가까이 된 것임을 들어 노후에서 비롯된 사고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부다페스트연합뉴스) 황정우 특파원 jungwoo@yna.co.kr